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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공회 주교 설교에 분노 “급진 좌파 트럼프 혐오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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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승인 : 2025. 01. 22. 17:27

마리앤 버드 주교 "성소수자에 자비를"
트럼프, 설교 듣다 불편한 심기 표출
SNS서 맹비난 쏟아내며 사과 요구
USA-TRUMP/ <YONHAP NO-0471> (REUTERS)
마리앤 버드 성공회 워싱턴 교구 주교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열린 국가기도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을 지나가고 있다./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 날 참석한 종교 행사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이 담긴 설교를 들은 뒤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대통령 취임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국가기도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J.D. 밴스 부통령 내외가 동석했다.

이날 기도회에서 마리앤 버드 성공회 워싱턴 교구 주교의 설교가 눈길을 끌었다. 연단에 오른 그는 자신을 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서슴없이 쏟아냈다.

버드 주교는 부드러운 어조로 "대통령님, 자비를 베풀어 주기를 간청한다"며 "민주당, 공화당, 무소속 가정에도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자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농장에서 농작물을 수확하고 사무실 건물을 청소하는 사람들, 양계장과 육류 포장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고 병원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시민권자가 아니거나 적절한 서류를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대다수의 이민자는 범죄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좌석 맨 앞줄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설교를 들었고 시선을 돌려 외면하기도 했다. 그의 일행 역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Trump <YONHAP NO-0403> (AP)
마리앤 버드 성공회 워싱턴 교구 주교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열린 국가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AP 연합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일이었던 20일 망명 신청자의 미국 입국을 중단하고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이주민을 추방하는 조치가 포함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그동안 남성과 여성만 성별로 인정한다며 성소수자 권익 증진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시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국가기도 예배에서 연설한 소위 주교는 급진 좌파의 강경 트럼프 혐오주의자"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그녀는 매우 무례한 방식으로 자신의 교회를 정치의 세계로 끌어들였다"며 "그녀의 어조는 심술궂었고 설득력도 없었고 똑똑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게시글에서 버드 주교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으면서도 "그녀의 부적절한 발언과 별개로 예배는 매우 지루하고 감동도 없었다"며 "그녀는 자신의 직업에 별로 능숙하지 않다! 그녀와 그녀의 교회는 대중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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