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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의 우리들의 주거복지] GTX 준공이 가져올 거주지의 극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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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1. 22. 17:55

장용동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수도권 북측 맨 끝 도시인 파주와 서울역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GTX-A)가 지난 연말 개통되어 소리 없는 교통혁명을 낳고 있다. 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묻혀 뉴스 취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많은 원거리 출퇴근자들은 물론 거주자들의 환호성이 대단하다. 그동안 파주 운정 신도시에서의 서울 출퇴근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서울 베드타운으로 교통 대책 없이 신도시만 덩그러니 조성한 탓이다. 인근의 야당 전철역까지 이동한 후 경의·중앙선으로 갈아타고 서울역에 도착, 재차 회사로 이동해야 하는 엄청난 환승 불편과 거의 2시간씩을 길거리에서 허비해야 하는 최악의 교통상황이었다.

이들의 고통을 불과 22분대로 급단축시켜 준 것 자체가 이들에게는 구세주(?)이자 극적 삶의 반전이었다. GTX 개통 이후 가족과 함께 서울 나들이를 다녀온 사람들이 많다는 것 자체가 이를 말해준다. 2026년 말 때쯤 서울역~수서역까지 개통되면 서울 강남 한복판까지 30분대에 도달, 한층 공간 압축의 놀라운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사실 이러한 수도권 외곽에서의 서울 진입 교통혁명은 지난해 4월 GTX 시대의 개막을 알린 GTX-A 남측 구간인 동탄~수서 노선의 개통이 먼저였다. 동탄신도시 역시 초대형 신도시임에도 서울까지의 출퇴근은 환승 불편 외에 길거리에서 최소 1시간 30분 이상을 허비해야 하는 이중 고통을 피할 수 없었으나 15분대 도달하는 광역급행철도가 이를 일시에 해소해 준 것이다. 오는 2030년까지 GTX-B, C노선 외에도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동탄인덕원선, 수서광주선, 대장홍대선 등이 예정대로 완공될 경우 수도권의 사통팔달 연결은 시간문제다.

수도권 철도노선 확충은 향후 수도권 주거지의 지도를 혁신적으로 바꾸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GTX-A노선 개통이 수도권 남북 원거리 신도시의 교통혁신을 초래, 매입 및 임대가 급격히 늘어난 것처럼 수도권 철도노선의 확대가 가져올 남북 및 동서의 주거지 다변화 효과는 실로 엄청날 게 분명하다. 이미 A노선의 남측 끝자락인 동탄 2신도시를 비롯해 중간 정차지인 용인 구성, 성남지역의 최근 전월세 및 매매 거래는 이들 수요가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다. 새로 개통된 북측 구간 역시 운정신도시를 비롯해 일산, 창릉 신도시 등지도 주택 거래가 늘고 있는 게 눈에 띌 정도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주택시장은 물을 담아놓은 거대한 그릇과 비슷하다. 수급 불균형 등으로 일렁이는 물결이 생겨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르게 수평을 유지하려는 조정 장세가 연출되어 시장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평준화되는 속성을 지닌다. 그러면서 소득에 따라 근거리에서 원거리로 확산하며 학원가 등의 테마로 엮이고 그룹화되어 간다.

광역교통 확충은 바로 서울의 높은 집값을 피해 수도권으로 수요를 밀어내는 분산 효과를 발휘, 서울로 들어가는 수도권 관문지역이나 도시에 2차 주거지가 형성되며 연이어 3, 4차 수도권 주거지로 그룹화되어 갈 것이라는 얘기다. 바로 주거지의 광역화로 서울은 분산 효과, 수도권 도시에는 인구가 새로 유입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환승 효과가 뛰어난 철도 역세권을 중심으로 인구 흡인력이 강화되면 신규 역세권이 발달하게 된다. GTX-A 남측에서는 동탄신도시 중앙역이나 구성, 수서가 핵심 역세권으로 급부상하고 북측 구간 역시 향후 운정신도시 중앙역을 비롯해 일산 신도시 킨텍스, 대곡, 창릉 등이 신역세권 주거지로 인구 집적도가 강해지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역세권 중심의 인구 집적은 상권, 일자리, 서비스 등에서도 강세를 보이면서 지역 경제의 핵심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주거지 재편과 주거 유형 변화에 대한 세심한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도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젊은 층의 경우 일자리와 시간적 소모, 교통비용 외에도 생활 서비스 수준 등을 고려, 여전히 서울 중심의 주거지를 선호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 중심의 대기업과 대학은 젊은 1인 가구 탈서울의 일차적 제한적 요인이다. 아울러 수도권 외곽 위성도시의 경제력을 서울에 빼앗기는 이른바 빨대효과(strow effect)를 불러올 수도 있다. 경부 KTX 개통 이후 대구와 부산의 병원과 쇼핑 인프라가 처절할 정도로 붕괴하였듯이 문화, 쇼핑, 학원, 병원 등의 인프라가 취약한 수도권의 경우 서울에 이를 의지하는 역효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이 절대 필요하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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