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혼란에 관료 출신 유력 후보자 하마평 전무
저축銀 업계, 오 회장 성과에 긍정적 시각 팽배
|
혼란스러운 정국이 길어지면서 관가 인사에 대한 하마평이 '올스톱' 상태인데다, 저축은행업계에 산적한 과제들로 인해 관료 출신 후보자들이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이에 업계에선 올해 어려운 경영 환경 속 리더십 공백을 줄이기 위해 그간 안정적으로 저축은행업계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온 오 회장의 연임을 기대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는 내달 16일에 만료된다. 하지만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아직 구성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선거일을 기준으로 보름 전에 후보 모집 공고를 내며 인선 절차를 개시하지만, 아직까치 구체적인 선거일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내규상 회추위를 어느 시점에 열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
하지만 현재까지 관료 출신 인사들이 출사표는 커녕,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도 없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서 높아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관가 인사가 사실상 멈춘 상태인 데다가, 저축은행업계에 산적한 과제들로 선뜻 회장직을 맡기에 부담감이 큰 탓이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보통 (회장의)임기가 끝날 때 즈음해서 언론을 통해 유력 후보자가 속속 나타나지만 이번 선거는 이례적으로 너무 조용하다"며 "현재로선 입에 오르내리는 후보자가 아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조심스레 오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오 회장이 저축은행업계 출신으로서 업계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데다, 올해 부동산 PF 부실화와 일부 저축은행의 적기시정조치 문제, 저축은행업계 인수·합병 사안 등 굵직한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 PF 사태와 수익성 감소로 홍역을 치렀던 저축은행업계를 이끌며 연체율과 BIS 자기자본비율의 개선을 이끌어낸 바 있어 오 회장을 향한 업계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다만 과거 연임 사례가 드물었던 점은 변수로 꼽힌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출범한 지난 1973년 이래 연임에 성공한 사례는 2·3대 최병일 회장과 5·6대 명동근 회장이 유이하다. 그마저도 2000년대 들어선 연임 사례가 전무했다. 만일 오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게 되면 36년 만에 연임 회장이 등장하는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선거 방식이 까다로워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취임 직후 책임 분담을 위해 연봉을 삭감하는 등 (오 회장이)진정성을 내비친 바 있어 업계 시선은 긍정적인 편"이라며 "올해 저축은행권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빠르게 차기 회장이 정해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