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건설사 수익성 개선 악화 속 추가 악재
러-우 전쟁도 장기화될 듯…전후 복구사업 가시화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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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기업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공사비 인상을 걱정하는 우려가 끊임 없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보편 관세 공약을 조속히 이행할 것이라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가뜩이나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확정 및 국내 탄핵 정국으로 인한 국가신인도 하락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안팎을 넘나들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강달러 현상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자잿값 인상폭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시각이다.
A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치솟은 건설 자재 가격이 아직 안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과 같은 고환율 기조가 지속된다면 건설사들의 실적 부진의 늪이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들도 영업이익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1개월 동안의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6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DL이앤씨의 작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전년 대비 19.27% 감소한 2669억원으로 조사됐다. 당기순이익도 16.27% 줄어든 1693억원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3458억원, 2571억원으로, 전년 대비 47.8%, 50.7%씩 줄었다.
건설 원가 상승이 실적 하락의 주범이란 게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나마 기대를 모았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어졌던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취임 첫 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전쟁이 여전히 장기전으로 흘러갈 양상을 띠고 있어서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2033년까지 총 4863억달러(약 700조억원)가 필요할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B대형 건설사 임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단기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끝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실제 종전에 개입할 수 있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국내 건설업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얻을 수 있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