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우크라 파병군에 “승리하는 날까지 싸워라”

미 측 "최근 전장서 북한군 안보여…피로도 심하단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엑스 캡처

북한 김정은이 우크라이나 파병 병사들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신년 메시지가 공개됐다. 김정은은 병사들에게 "부과된 군사 임무를 승리적으로 결속하는 그날까지 모두가 건강하고 더욱 용기백배하여 싸워주기 바라오"라고 적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장병들에게 "동무들! 동무들이 정말 그립소. 모두가 건강하게 무사히 돌아오기를 내가 계속 빌고 또 빌고 있다는 것을 한순간도 잊지 말아 주시오"라며 이 같이 밝혔다.

편지에는 "새해도 강고한 전투 포화로 이어가고 있는 동무들의 헌신과 노고에 무슨 말을 골라 격려하고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소"라고 적혀있다. 편지 마지막에는 "김정은 12.31"이라고 했다.

손글씨로 쓰인 해당 편지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평양에서 군인들에게 보냈거나 지휘관이 김정은의 메시지를 소리 내어 읽고 그것을 받아적은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WP는 최근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장에서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북한군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향후 움직임을 검토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부상자가 상당하고 전쟁의 피로도가 심하다는 것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가 지난주 북한군 병사로부터 취득한 수첩에는 '조국에 대한 노래' 등 북한 노래 가사들이 가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WP는 이와 관련해 "북한군이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주머니에 이런 메시지를 지니고 다닌다는 사실은 그들이 러시아군보다 이념적으로 훨씬 더 동기 부여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헌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 밝힌 파병 북한군 수는 1만 2000여 명이다. 지난 9일 기준 북한군 사상자는 4000여 명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