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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에 ‘일단 멈춤’… “정치 안정되면 금리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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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5. 01. 16. 17:47

한은, 내수부진 속 年 3%로 동결
이창용 총재 "비상계엄 영향으로
작년 4분기 성장률 0.2% 밑돌 것"
[포토] 금통위, 기준금리 3.0%로 동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행진이 멈췄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과 함께 안정세를 찾던 물가마저 꿈틀거리기 시작하자 '일단 멈춤'에 나선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정치 혼란 여파에 밖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겹치며 불확실성이 커진 금융시장 상황도 고려됐다. 특히 이창용 총재는 "12·3 비상계엄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0.2%보다 낮을 수 있다"며 '성장률 비상등'을 켰다.

◇'1500원 공포'에 금리 동결… "정치가 환율 30원 끌어올려"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연달아 기준금리를 끌어내린 만큼 인하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국내 물가와 금융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대외 신인도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며 "현재 환율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 기초체력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계엄 등 정치적 이유로 환율이 30원 정도 더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고도 했다.

현재 금융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까지 치솟으며 '환율 1500원 시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물가가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환율 상승과 맞물려 수입물가가 뛰며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면 다시 내수를 짓누르는 악순환 고리가 채워지게 된다.

한국은행의 고민 지점도 여기에 있었다. 이 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로 오른 채 유지되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측했던 1.9%보다 0.15%포인트(p) 올라 2.05%가 될 것"이라며 "물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자칫 경기를 살리려 기준금리를 내렸다가는 물가와 연결된 '환율 뇌관'을 건드릴 것이란 우려가 컸다는 것이다.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 정치 안정되면 다시 '완화'

고환율이 끌어올린 유가도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이 됐다. 이 총재는 "환율뿐 아니라 국제 유가가 같이 올라가면 임팩트가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ℓ당 1711.73원으로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환율 상승에 따른 고유가가 실물 경제를 위축시키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은 '경기부양' 쪽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3개월 이내에 현재 연 3.00%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와 정세 등을 숨고르기를 하면서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은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안 좋아서 단기적인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외 경제 여건을 확인한 이후에는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에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1명만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고 했는데, 내용상으로는 5대1이라는 숫자가 보여주는 것보다 다양한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치 혼란이 통화정책과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인 만큼 하루빨리 안정화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총재는 "정치적 변화가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정치와 경제 프로세스 분리'는 어렵지만 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총리가 탄핵당하고 최상목 권한대행이 또 탄핵당하면 대외 신뢰도가 어떻게 될지 우려했다. 제 메시지는 굉장히 경제적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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