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보장 어려워 헌재 출석 불가
"수사를 탄핵 수단으로 사용"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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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14일 오후 2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직접 출석은 이뤄지지 않게 됐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지난 12일 공수처에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면서 탄핵심판 결론 이후로 체포 집행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공수처는 지난 7일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뒤 체포영장 집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즉각적으로 윤 대통령의 헌재 출석에 제동을 걸었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변론기일에서 비상계엄 선포 개요 등을 상세히 소명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하지만 공수처가 체포 의지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헌재 출석 강행 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무리한 체포영장 시도로 직접 출석해 헌재 심리를 받을 권리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헌법상 탄핵심판은 하나의 재판 절차로, 당사자 출석의 경우 의무가 아닌 소명할 기회를 얻는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도 마찬가지다.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조항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수사당국으로부터 표적이 될 경우 오히려 직접 변론을 보장받을 수 없어 공정한 권리를 침해받을 수 있어서다. 공수처의 체포가 이뤄져 윤 대통령이 구속 상태로 탄핵심판을 받게 되면 180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 탄핵심판을 마무리해야 하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방어권 행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강행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영향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소정 변호사는 "윤 대통령 측에서 대통령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는 공수처가 탄핵심판 변론 권리를 침해하는 정도의 부당한 위법 수사를 진행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며 "추후 더 나아가면 탄핵심판에서 입장을 소명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 것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헌재에서 집중적인 심리를 진행하려고 해도, 인신이 구속되면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기고 만다"며 "수사와 탄핵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적 여론을 악화시켜 탄핵이라는 결론을 만들어 가기 위해 수사를 탄핵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워낙 예외적인 케이스로 윤 대통령이 직접 변론 기회를 박탈당할 경우 방어권에 대한 절차 보장이라는 게 존재할 수 없게 된다"며 "재판받을 권리는 가장 중요한 인권 중 하나인데, 그 판단을 못하게 막는다면 그거야말로 전형적인 인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측 탄핵심판 권리 보장을 위한 헌법소원 가능성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보충성 원칙에 따라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그 헌법소원 재판을 또 헌재가 하지 않나"라며 "자기가 하는 업무에 대한 담보를 자기가 재판하는 꼴이 되니 그것도 상식적으로 맞지는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