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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산불 ‘가짜 뉴스와의 전쟁’…또 강풍 예보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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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1. 13. 10:05

소방관들이 핸드백을 양동이로 쓰며 불을 끄고 있다는 등 허위 정보 판쳐
AI 생성 콘텐츠 증가도 혼란 가중시켜…오는 15일까지 돌풍 예보
California Wildfires
1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말리부 해변에서 한 주민이 산불로 파괴된 주택들 옆으로 걷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 다발한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짜 뉴스와 음모론까지 판을 쳐 재난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들이 허위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9일 음모론자로 악명 높은 알렉스 존스가 엑스(X·옛 트위터)에 LA 소방관들이 여성 핸드백을 물통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LA 소방국이 장비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기증했기 때문에 화재 진압 도구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은 조회 수가 2900만 회 이상에 달했다.

이에 대해 에릭 스콧 LA 소방국(LAFD) 대장은 즉각 반박했다. '핸드백'으로 불린 물건은 소방관들이 작은 화재를 진압할 때 사용하는 캔버스 가방이라는 것이다. 스콧 대장은 "우리는 LA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자연재해와 싸우고 있다"며 "소셜 미디어상의 루머를 추적하고 반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이는 더 중요한 임무를 방해한다"고 하소연했다.

공교롭게 LA 화재가 시작된 지난 7일 메타(Meta)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사실 확인 및 발언 제한 정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 엑스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역시 콘텐츠 정책 부서를 축소하고, 사용자들이 조회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가 더 확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할리우드 사인이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보이는 조작된 이미지가 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들은 'Hollywoodd'처럼 철자가 잘못된 점만 봐도 조작된 것이다.

LA 소방국은 SNS상에서 퍼지고 있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방관들이 일반 시민들에게 화재 진압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거짓 정보까지 확산됐다. 스콧 대장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일축했다.

산불은 또 강풍까지 예보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AP 통신 등에 따르면 국립기상청은 오는 15일까지 화재 상황에 대해 적색경보를 발령했으며,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 기간 풍속이 시속 50마일(80㎞/h)에 달하고 산에는 돌풍이 불어 시속 70마일(113㎞/h)에 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 기상학자 리치 톰슨은 오는 14일이 가장 위험한 날이라고 우려했다.

소방당국은 멕시코에서 온 소방 인력까지 포함, 1만4000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해 강풍이 들이닥치기 전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방차와 항공기도 각각 1354대, 84대가 투입됐다.

이날 LA 카운티 내 4건의 산불로 160㎢가 불에 탔다. 산불이 계속되면서 피해도 늘어 사망자 16명에, 실종자도 16명으로 증가했다. 피해는 계속 늘어나며, 불에 탄 건물도 1만채를 훌쩍 넘어 1만2000채에 달했다.

수많은 주민이 화재를 피해 대피하면서 빈집이나 상점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는 등의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까지 약탈 혐의로 29명이 체포됐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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