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30% 올라 대미무역 견인
트럼프發 불확실성 변수 대응 우선
당정, 무역위 10조 공급망 기금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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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900억佛' 목표 달성 유력…반도체 수출 개선 영향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3억 달러(약 13조53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7개월 연속 흑자 기록으로, 1년 전(38억9000만 달러)보다는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도 2023년 같은 기간(280억7000만 달러)과 비교해 554억7000만 달러 늘었다.
항목별로 상품수지가 97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20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수출은 571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2% 늘어나며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품목 중에서는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29.8%)·정보통신기기(8.5%)·철강제품(0.8%)이 늘어난 반면 석유제품(-18.6%)·승용차(-14.1%)·기계류 및 정밀기기(-12.5%) 품목 수출은 줄어들었다.
수입은 473억5000만 달러로 4.4% 줄었다. 석유제품(-19.4%)·화학공업제품(-17.2%)·원유(-16.8%)·석탄(-12.5%) 등 원자재 수입이 10.2% 감소했고, 반도체 제조장비(77.4%)·반도체(24.5%) 등 자본재 수입은 11.3% 증가했다.
◇"통상환경 불확실성 커져…'트럼프 리스크'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경상수지 호조와 함께 지난해 연간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두고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흑자의 나라' 한국에 무리한 관세를 부과하는 등 리스크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수출전선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월 경제동향'에서 "반도체를 제외한 생산과 수출은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 상황으로 경제심리도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이 최대 13.1%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시작과 미·중 갈등 확대 우려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달러 강세가 우리 수출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어 미국의 정책 방향 등을 더 유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매주 열고 대미 변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동시에 당정은 무역 구제 기구인 무역위원회를 전면 확대 개편해 10조원 규모의 공급망 기금을 가동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