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설 성수품 19.4만t 공급… 과일 강세 영향
올해 지난 설보다 채소류 가격 강세… 배도 비싸
농식품부, 이르면 금주 '설 민생대책' 발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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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5211원으로 전년 대비 64.7% 올랐다. 평년과 비교했을 때는 38.8% 높은 수준이다.
무의 경우 한 개당 평균 소매가격은 333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84.2% 비싸다. 평년보다는 58.6% 올랐다.
올해 겨울배추·무는 재배면적 감소와 가을까지 이어진 고온 등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이 감소했다. 겨울작형 주산지인 해남(배추), 제주(무) 등에서 출하 물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김치업체 등의 저장수요 증가와 작황회복 지연 등으로 도·소매 가격이 전·평년 대비 높은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무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 가용물량 방출 및 할인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오는 29일까지 정부 비축·출하조절시설 등 가용물량 총 1만550톤(t)을 하루 200t 이상 서울 가락시장에 방출한다. 농협 계약재배 물량도 확대 공급할 예정이다. 또 대형·중소형 마트, 전통시장 등 업체별로 최대 40% 할인행사도 진행한다.
민간 수입 활성화를 위해 무 할당관세 적용도 다음달까지 연장한다. 지난해 말 종료된 배추 할당관세 적용기간도 연장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농식품부가 발표할 '설 민생대책'에서 주요 성수품 공급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해 1월 국민 장바구니 물가부담 완화를 위해 사과·배·배추·무 등 10개 성수품을 총 19만4000t 공급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당시에는 사과·배 등 과일류 가격이 강세였고, 배추·무 등 채소류 공급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었다. 반면 올해는 채소류 가격이 높게 형성된 가운데 사과·배 가격도 평년 대비 오른 상황이다.
KAMIS를 보면 사과(후지)는 전날 기준 10개당 평균 소매가격이 2만6829원으로 전년 대비 8.23% 낮지만 이는 지난해 초 가격 급등으로 불거졌던 이른바 '금(金)사과'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사과 소매가격은 평년과 비교했을 때 5.39% 높은 수준이다.
배(신고)의 경우 10개당 평균 소매가격은 4만2290원으로 전년 대비 25.5% 올랐고, 평년 대비 24.4% 높은 실정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기준 재배면적 감소 및 폭염 피해 등으로 배 생산량이 전년 대비 2.9% 감소한 것을 가격 상승 원인으로 분석했다.
반승현 경북대 원예과학과 교수는 "사과의 경우 지난 봄철 저온피해 등이 없었기 때문에 작년 설보다는 (수급여건이) 나은 상황"이라면서도 "배추 등 채소류는 (공급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 교수는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한 정부의 사후적 조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사전적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수급불안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구조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는 "국내 사과의 경우 후지나 홍로 등 특정 품종에 치우쳐져 있어 특정 병에 취약하고 감염 시 피해 규모가 크다"며 "기후변화 등 (환경적 변화에 대한) 저항성을 갖추기 위해 신품종 도입을 위한 육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단기적으로는 재배기술 고도화로 현장 대응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르면 이번 주 설 민생대책을 발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