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그룹 계열사 후보자 선임
박완식·정연기 사장 연임 가능성도
차기 우리은행장에 선배들을 제치고 '부행장 1년차'인 정진완 후보가 추천되는 파격 인사가 단행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세대교체' 분위기가 카드·캐피탈 등 핵심 자회사에도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이다. 약 1년 간의 임기 동안 그룹 비은행 부문 성장을 이끌어줄 수장을 선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현직 사장들이 연임하느냐, 아니면 우리은행 부행장급 임원들이 지휘봉을 잡느냐다.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모두 작년 취임해 첫 임기를 지낸 만큼, 실적개선 등 경영 성과를 감안해 연임될 가능성이 낮지 않다.
하지만 그룹 전반적인 쇄신 분위기는 막을 수 없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행장 후보군으로 올랐던 우리은행의 기동호, 김범석 부행장 등이 우리카드 사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이유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이달중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등 그룹 계열사 CEO 후보자를 선임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이르면 오는 13일께 계열사 CEO 인선을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계열사는 단연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이다. 박완식 사장, 정연기 사장 모두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우리카드·우리금융캐피탈 CEO 인선이 주목되는 이유는 앞선 우리은행장 인사 때문이다. 이번 은행장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영업통 선임'으로 요약된다. 정진완 내정자는 1968년생으로 현 시중은행장 중 가장 젊다.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맡은 지 만 1년이 되지 않았다. 은행에 이어 카드·캐피탈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비은행 부문 핵심 자회사인 우리카드 사장 후보로는 우리은행의 기동호·김범석 부행장이 거론된다. 그룹 내부에선 특히 평화은행 출신인 기동호 부행장을 주목하고 있다. 상업·한일은행 계파갈등에서 벗어나 있는데다, 우리카드가 평화은행 카드사업 부문을 흡수해 출범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투자금융부를 거쳐 여의도 기업영업본부 본부장 등을 지낸 정통 IB전문가로 꼽힌다. 다만, 1965년생으로 세대교체라는 인사 키워드에선 어느 정도 벗어나 있다는 평도 있다.
김범석 부행장은 1968년생에,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을 지내고 있다. 우리은행 핵심 임원으로 은행장 유력 후보로 거론된 만큼, '세대교체'와 '영업통'이란 키워드는 관통하고 있다는 평이다. 김 부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박완식 사장이 한일은행 출신인 만큼 계파 안분 기조에도 맞아 떨어진다는 관측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장에 이어 우리카드까지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할 경우 조직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 일각에서는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우리카드와 우리캐피탈 수장 모두 첫 임기를 지낸 데다,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카드는 박완식 체제에서 독자 가맹점 200만점을 돌파하는 등 경영성과도 못지않는다. 우리금융 내부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캐피탈 사장 연임 여부가 우선 결정돼야, 향후 차기 사장 후보군이 거론될 수 있는 것"이라며 "은행에서 파격 인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주요 계열사까지 큰 변화를 주는 건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