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환율 등 긴밀 모니터링
항공업계, 외국인 관광 일부 타격 전망
항공권 취소 건수 파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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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에선 이번 사태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등 직접적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향후 '내우외환' 경영 환경이 현실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고관세 예고와 중국 전기차의 급성장으로 불확실했던 대외적 상황에 이번에는 국내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경영 환경은 한층 더 복잡해진 고차 방정식이 됐다는 것이다.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현대차와 기아는 환율 변동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익성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환율 변동 폭이 커질 경우 해외투자자와 금융기관의 신뢰 하락으로 더 큰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국가의 이미지가 기업과 제품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지만 계엄 자체가 장기화되진 않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언제까지 불안정한 정국 상황이 이어지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탄핵, 대선 정국으로 장기화되면 기업 입장에선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한 곳으로 집중돼야 할 힘이 그렇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의사결정 과정 등의 비효율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입차 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기는 마찬가지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날 오전 직원들에게 재택근무 권고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비상계엄에 따른 영향은 없지만, 국내 정치 상황을 본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업계 역시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일시적 혼란을 겪었지만, 현재는 항공편이 정상적으로 운항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운항에 특이사항은 없다"며 "야간 운항편의 경우 모니터링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했다"고 전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늦은 밤 발생했다 보니 고객들의 특별한 문의 없이 상황이 종료됐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인바운드) 수요 감소라는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이 '여행 위험 국가'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해외 관광객 수가 줄어들 거란 관측이다.
특히 최근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가 일본, 중국 등 인바운드 수요를 적극 유치하고 있어 타격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항공사들은 현재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항공권 취소 건수를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적인 이슈다 보니 (수요 감소는) 일시적이라 보고 있지만, 국회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예약을 마친 외국인 여행객들의 취소는 크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해외 대사관에서 자국민 여행객 대상으로 주의를 당부한 만큼 추후 한국 여행을 준비하던 여행객 수요에 일부 지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