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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기업대출 잔액 올해 들어 첫 감소…“건전성 관리·대출 수요 감소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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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4. 12. 04. 18:23

시중은행 기업대출 전달대비 7758억원↓…올해 첫 감소
하나·우리은행선 기업대출 줄여…“건전성·영업 전략 영향”
CET1 제고 위한 RWA 관리·기업대출 수요 감소 맞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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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줄었다. 특히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서 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다른 은행도 증가폭이 줄었다.

올해 발표한 밸류업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은행권이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을 줄이는 식으로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대출 수요가 줄어든 점과, 한계기업이 크게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1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829조5951억원으로 집계됐다. 830조3709억원을 기록했던 전달 대비 7758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기업대출 잔액이 감소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 10월까지는 매달 평균 6조원가량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모든 시중은행에서 기업대출의 증가폭이 줄거나, 아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10월 기업대출 증가폭이 2조원대에 달했지만, 11월에는 각각 7547억원, 6056억원으로 줄었다. 하나은행은 지난 8월부터 매달 1~2조원씩 기업대출이 감소하고 있다. 11월에도 1조2155억원이 줄었는데,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에는 은행들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대출을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감소폭이 두드러지게 컸다. 우리은행은 11월 기업대출 잔액이 2조2993억원 줄었는데, 사실상 우리은행이 기업대출 감소를 견인한 셈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11월부터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기업대출 실적을 제외하고, 대신 기업대출을 환수할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기업대출 줄이기'에 나선 바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이 예상보다 많이 늘어나면서,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내실화를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대출 축소에 나선 건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높이고, 건전성을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CET1은 은행 내 안정적인 자본인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금융사의 손실 흡수 능력과 주주 환원 여력을 확인하는 지표로 쓰인다. CET1은 이윤을 확대하거나 대출과 같은 위험가중자산을 줄여 높일 수 있는데, 통상 기업대출은 담보가 있는 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높다. 이에 CET1 관리가 필요한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 조절을 통해 CET1 제고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3분기 중 각 금융지주가 일제히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CET1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 각 금융지주가 약속한 주주환원율을 달성하기 위해선 CET1을 13% 수준에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꾸준히 기업대출을 줄이며 관리에 나선 하나금융은 CET1이 2분기 12.75%에서 3분기 13.17%로 크게 상승했다. 12%대에 머물고 있는 우리금융은 밸류업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CET1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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