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독립 매체 '아스트라'는 8월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찍어 게시했다. /텔레그램 캡처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군 병력 최대 10만명을 파병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북한군 1만여 명이 실제 전투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파병규모가 지금보다 많게는 10배나 늘어난다는 얘기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측에 미국산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사용제한을 해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하지 못한 국면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황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만큼 우리도 신속하게 정보를 파악하고, 북한군 동향 등을 점검하기 위해 현지 참관단(모니터링팀) 파견을 서둘러야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분석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 10만명 파병이 한 번이 아니라 순환배치를 통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 쿠르스크주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점령지역에 전투를 위해 배치된 최대 1만5000명의 북한군이 몇 달마다 교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본지가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단독 취재한 결과, 북한군 파병규모는 8만8000명선까지 순차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현재 1만2000명 선인 북한군 규모는 전사자와 부상자 후송 등으로 병력이 줄더라도 8만8000명 한도 내에서 계속 충원된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북한당국은 이미 2년 전에 이 같은 파병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사거리 300㎞인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쓸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측에 승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에이태큼스는 1발로 축구장 4~5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고위력 장거리 미사일인데,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그동안 사용을 제한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더 이상 병력을 보내선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사용을 허가했다고 한다. 미국도 북한의 러시아 추가 파병에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 정부는 "북·러 군사협력의 진전추이에 따라 단계별로 국제사회에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만 밝혔을 뿐 아직 무기지원이나 참관단 파견은 하지 않고 있다. 무기 지원은 향후 러시아와의 외교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겠지만 참관단 파견은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10만명은 아닐지 몰라도 북한군의 추가파병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도 대응강도를 차차 높여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