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로 내부통제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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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회장의 재임 기간 성과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취임 후 2년간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 등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써낸 점은 긍정적이지만,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연이은 금융사고로 대두된 부실한 내부통제는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현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NH농협금융 회장직의 경영 승계와 관련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간 농협금융 인사의 경우 지분을 100% 보유한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상당수 작용해왔던 만큼 기존 회장의 연임에 대한 가능성이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농협중앙회장이 새로 취임하면 인사권 존중 차원에서 계열사 대표 등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하는 관례가 이어져 왔는데, 지난 3월 강호동 중앙회장이 취임한 이후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는 점은 재선임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역대 농협금융 회장 중 실제 연임했던 사례 역시 김용환과 김광수 전 회장 2명뿐이다. 이마저도 2+1 임기 이후 추가적인 연임을 기대하기보단, 용퇴를 결정하거나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루트를 택하며 새로운 후임을 맞이한 바 있다.
여기에 농협의 신경분리(신용·경제 사업 부문 분리) 이후 신충식 1대 회장과 손병환 6대 회장을 제외하고 모두 관(官) 출신 인사였다는 점은 새로운 관료 출신 회장 시대를 예상케 한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농협금융의 지배구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부실한 내부통제 배경을 농협 특유의 인사 개입으로 인한 취약한 지배구조 탓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기존 회장의 연임을 통해 경영 연속성을 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석준 회장의 재임 중 성과가 더욱 주목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석준 회장은 취임 첫해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도 실적을 유지한 데 이어, 2년 차인 올해는 농협금융 사상 역대 최대 실적을 써내려갔다. 올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익은 2조3151억원으로, 3개 분기 만에 전년도 연간 실적인 2조2343억원을 뛰어넘었다. 이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고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한 이 회장의 경영전략이 주효한 결과다.
다만 주요 계열사인 NH농협은행에서 올해만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가 6차례나 발생했을 정도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정비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계열사의 문제로만 치부하기에는 그룹 전반의 관리책임 부분에서 일정 부분 책임을 피해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만회하기 위해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앞세우면서 금융권 최초로 '윤리인증제도'를 도입하고, '금융윤리자격증' 신설을 추진하는 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의 경우 롱리스트 및 숏리스트를 공개하지 않는 데다 연임이 거의 없었던 그간의 사례 등에 비춰볼 때 더욱이 인사를 섣부르게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올해는 금융당국의 화살촉이 얼마나 깊게 박혔는지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