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여러모로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박람회에 생각보다 중소기업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전이 주최하는 행사이긴 했지만, 올해 빅스포에서는 한전과 전력 그룹사, 그리고 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 등 대기업 부스가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실제로 한 참관객은 "이번 빅스포에서는 중소기업이 하나도 안보이네요. 부스 크기도 보세요. 한전과 대기업들의 잔치가 됐습니다. 참 아쉽습니다"라고도 했습니다.
전시부스와 참여기업 수도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 '빅스포 2022'에서는 참여기업 227개, 전시부스 661개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빅스포의 참여기업 수는 152개, 전시부스는 3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절반 가량 대폭 감소했습니다. 한전 등 전력 그룹사와 대기업의 전시부스가 유독 커 보였던 게 괜한 기우 때문은 아니였던 셈입니다. 올해 수출계약도 2170만 달러로, 2022년(4500만 달러)보다 절반에 불과합니다.
지역에서 열리는 박람회가 중요한 이유는 해당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함입니다. 행사 기간 동안 해외 관계자와 전국 각지에서 온 관람객들이 행사 수익 외에도 해당 지역에서 숙박·식사·교통 등을 해결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역에 있는 유망한 중소기업의 존재를 알려 중소기업의 수출 계약 등을 도와 성장시켜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력 공기업 '한전'이 중소기업을 등한시한 모습으로써 우리나라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중소기업 지원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빅스포 현장에서 만난 이재진 성창주식회사 대표이사는 "미국의 경우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편이라 새로운 기술 개발을 하는 경우 여러가지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인센티브 제도가 전혀 없어 순수 기술력으로는 상용화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R&D나 신기술을 보급하려면 인센티브가 있어야 하는데 부재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미국은 정부 차원의 IRA법을 포함해 캘리포니아 등 주별로 세액공제와 인센티브·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미 전문가들은 지원 혜택이 큰 미국 등 해외로 대기업부터 이탈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산업에 위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늦었을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빠르게 반도체 지원법 등 여러 지원책을 통과시켜야 할 때입니다. 늘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2년 전보다 줄어든 중소기업 R&D 예산도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10년 이상의 장기전인 'R&D'의 흐름을 끊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지원과 꾸준한 혜택이 필수입니다. 기술을 잃으면 더 이상 미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