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김씨 유죄 판단 자체가 李 혐의 입증 주요 증거"
이재명 대표 업무상 배임 혐의 추가 기소 가능성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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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공공수사부(허훈 부장검사)는 현재 이 대표 부부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이는 이날 선고된 부인 김씨의 유죄 판결 사안과는 별개의 사건으로 해당 의혹은 2018∼2019년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와 김씨가 당시 도청 별정직 5급 공무원인 배모씨 등에게 샌드위치, 과일 등 개인 음식값 등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경기도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것이다. 현재 확인된 유용 규모는 2000만원에 달한다.
검찰은 지난 7월 4일 이 대표 부부 측에 해당 의혹과 관련해 출석을 통보했으나 당시 이 대표 측은 "민주당 전당대회인 8월 18일 이후 출석하겠다"며 검찰과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9월에도 검찰은 당사자 진술 등을 듣기 위해 추가 소환을 통보했으나 이 대표가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며 조사는 이뤄지지 못 했다. 일각에선 이날 김씨에 대한 유죄 판결 등으로 검찰이 이 대표를 추가 소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초동의 한 법조인은 "검찰이 향후 이 대표에 대해 추가 출석 요구에도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공범인지 여부를 조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가 법카로 결제를 했고 이 대표가 몰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경선 과정에서 김씨가 불법을 저질렀으며 남편인 이 대표가 이를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김씨가 이날 정범으로 유죄를 선고 받았으나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이 대표와 공동정범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실질적인 정범으로 처벌을 받았으나 전체적인 틀에서는 이 대표의 공범이다. 조력자가 처벌이 됐다는 것은 그 조력을 받은 이 대표의 배임 혐의에 관련해서도 결정적 증거로 작용해 향후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만일 혜택을 받은 수혜자가 처벌이 안 된다면 형사적 진실 발견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의 이 대표에 대한 추가 기소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한 추가 기소는 반드시 필요하다. 오늘 판결이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수사와 공판을 통해 나온 판결로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신빙성 있는 증거가 될 것이다. 검찰이 기소를 하지 않는 것이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가 항소를 예고하면서 법조계에서는 무죄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이번 150만원 벌금형도 사실 200만원 이상이 나왔어야 한다. 김씨가 그동안 혐의를 부인했고 숨기기에 급급했다.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어 죄질이 나쁘기 때문에 양형에서 반영해 선고 금액을 높였어야 한다. 그래야 공직자든 그 배우자든 경각심을 가지고 이같은 선례를 남기지 않을 것이다. 항소심에서 김씨가 무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새롭게 제출하지 않는 이상 무죄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