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러시아, 전쟁 장기화로 정부지출 증가…깊어가는 고물가·고금리 걱정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06010002566

글자크기

닫기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승인 : 2024. 11. 06. 08:23

러시아_정부지출
지난달18일 모스크바 마네즈(Manezh) 중앙전시장에서 열린 '모스크바 금융포럼'에서 한 참가자가 휴대폰을 보고 있다. /타스, 연합
러시아 중앙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2~23%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체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보는 경제학자들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신중한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중앙은행이 물가관리를 위해 마냥 기준금리를 올리면 빚을 갚기 위해 더 높은 금리의 빚을 지는 악순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상트는 4일(현지시간)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뿐 아니라 중앙은행 이사회가 최근 기준금리를 19%에서 21%로 갑자기 2%포인트나 올린 점을 고려, 러시아 중앙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2~23%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런 상황에서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가 금융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젊은 경제학자 모임인 '다음에 일어날 일'은 지난 1일 모여 최근 나타나는 위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주로 위기징후를 좀 더 보수적으로 심각하게 봐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드미트리 모르코프킨 금융대학교 경제이론과 부교수는 "파산과 이익 감소 위험이 현실화되는 원인으로 지목된 기업 부문 대출과 3개 이상의 대출을 받은 시민의 수가 6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가계대출에서 위험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업과 군산복합체와 관련되지 않은 많은 기업들이 수익성 저하와 경영계획기간을 단축을 호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로만 질베르만 MTS 방크 전략 담당 부사장은 "높은 기준금리, 거시건전성 한도 강화, 중앙은행의 새로운 요구사항, 과거 완화정책 폐지, 순환할증료 도입 등이 함께 단행된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퍼펙트 스톰'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의 자본적정성 지표에 따라 평가해본 결과, 자본이 빠른 속도로 소모되고 있다는 우려다.

그는 "기준금리 상승이 대출이자 상승으로 이어져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다시 추가 자금조달비용증가를 촉진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해온 고등경제대학 출신 경제학자 그리고리 바제노프는 "기준금리 상한선이 없는 가운데 추가 인상이 비관적 시장전망을 낳을 수 있고, 인플레이션 대응이 불황을 부를 수 있다"며 "인플레의 원인이 정부지출 증가이기 때문에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는 방식과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엘리자베타 다닐로바 러시아중앙은행 이사는 "은행 단계에서 잠재적 신용위험을 막고 시스템적 영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불안 요인을 주의 깊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지난 몇 년간 긴축통화정책 기간 동안 변동금리를 주목했는데, 기간중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 구조조정 횟수, 부실대출비율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신용과열과 급속한 대출증가로 통화긴축이 불가피했던 2008년 금융위기와 달리, 우리는 회복력이 상당히 크고 통화긴축이 금융시장 연착륙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피아 도네츠 T-Bank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2008년 당시 러시아 금융위기는 많은 외화대출과 달러 기준 국내총생산(GDP) 위축에서 비롯된 신용 측면의 문제"라며 "지금은 루블 대출이라서 환율의 급격한 재평가 같은 취약성이 제거됐기 때문에, 위기로 부르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도네츠 수석은 "변동금리 대출이 많고 금리인상 기대감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점이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용 감소로 은행이 감내해야 하는 다른 과열 요인이 있지만, 신용 거품은 없고 은행도 버틸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