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감독 부임 후 8승 2무 1패
탄탄한 수비 바탕 실리 축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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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지난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끝난 K리그1 36라운드 강원FC와 홈경기에서 2-1 이기고 잔여 두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리그 우승을 조기에 확정했다.
이날 패한 2위 강원(승점 61)과 승점 차가 7이어서 남은 경기를 다 져도 1위가 된다. 이로써 울산은 2022·2023시즌에 이은 3연패 달성이다. K리그에서 3연패가 나온 것은 성남FC의 전신인 성남 일화천마, 전북 현대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울산 HD는 감독 교체의 우려를 딛고 정상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이번 우승의 의미는 남다르다.
핵심 미드필더 이동경의 군 입대에다 지난 7월에는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홍명보 당시 감독이 팀을 떠나지 않겠다던 약속을 저버리고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울산은 중심을 잃고 흔들렸다. 홍 감독이 떠난 직후 7월 10일 광주FC전에서 패배했고 대행 체제에서 1승 2패에 그쳤다. 한때 순위도 4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김판곤 새 감독을 영입한 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실리 축구를 구사하며 끝내 정상을 회복했다.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을 지냈던 김 감독은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고자 선수들에게 "너희는 왕"이라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어 김 감독은 "왕권에 도전하는 애들한테는 무자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감독의 카리스마 아래 울산은 8승 2무 1패로 승승장구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울산 유니폼을 입고 1996년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한 바도 있다.
원동력이 된 수비 축구는 이날까지 36경기에서 리그 최소 실점인 38실점밖에 내주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울산의 포백 라인은 모두 전·현직 국가대표인 베테랑 김영권과 김기희가 버텨 안정감을 구축했다. 골키퍼 조현우는 전 경기에 출전하며 14차례 클린시트(무실점)를 기록했다.
최전방은 주민규가 맡았다. 지난 세 시즌 동안 득점왕 경쟁을 펼쳤던 주민규는 2021·2023시즌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2022시즌에는 조규성과 동률이었으나 출전수로 인해 2위에 그쳤다.
주민규는 우승을 확정한 강원전에서 두 번째 골을 손수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민규는 "한번 우승 맛을 보니까 우승을 어떻게 하고 시즌을 어떻게 끌고 가는지 알게 됐다"며 "이게 우승 DNA(유전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