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물류망 구축에 3조 투자
일자리 10개중 8개는 지역서 만들어
온라인 판로 늘리고 내수산업 활성
지방大 협력 통해 전문인력 양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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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이 와우 멤버십을 통해 OTT와 알뜰 배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 것이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끼워팔기'에 해당하는지를 조사 중에 있다. 홈페이지 검색순위(쿠팡랭킹)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16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지 불과 몇 달도 되지 않아 악재에 또 휘말린 셈이다.
그런 쿠팡이 지방 양극화 현상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미지 제고에 나선다. 비서울권에 대규모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지방 농수산물 매입을 4배 이상 키우는 등 착한 경제 선순환의 한 축이 되겠다는 의지다. '함께가야 멀리 간다'는 100년 장수기업들의 경영과 닮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쿠팡에 따르면 올 들어 충북 충주 사과, 경북 성주군 참외, 의성군 복숭아·자두 등 지방 우수 과일 특산물의 매입 규모는 지난 2021년 이후 최소 3배 이상 확대됐다.
대부분 폭염이나 냉해 등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난 곳으로, 쿠팡이 이들 지역과 손잡고 전국 로켓프레시 새벽배송을 확대해 온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충북 충주 사과의 올해 1~8월 매입 규모는 1800여 톤으로 2021년 같은 기간 600톤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성주 참외 매입 규모는 640톤에서 올해 2800톤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유상천 성주 월항농협 센터장은 "지역 인구가 급감해 자치단체 소멸 위험 단계로 진입했지만 쿠팡 로켓프레시로 농가 소득이 늘면서 올해 성주 참외 매출은 지난해 대비 약 1.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소포장 작업 고용인력도 40명에서 52명으로 3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지방 도시에 물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서울과 지방 사이의 일자리 양극화 현상 해소에도 앞장서는 중이다. 쿠팡은 2026년까지 전국 물류 인프라에 3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한 계획에 따라 내년 초까지 9개 지역에 풀필먼트센터(FC)를 비롯한 물류시설을 건립, 운영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예상되는 직고용 인원만 1만명이 넘는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20대 청년 등 최대 1만여 명을 신규 직고용, 이를 통한 전체 직고용 인력의 80% 이상을 비서울 지역에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은 "지방에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기업체가 적은 상황에서 쿠팡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지역에 집중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양극화와 지방소멸이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내수산업을 살리고 온라인 판로 확대가 절실한 제조 생태계도 지원하는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청운대학교와 물류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청운대학교는 경영대 무역물류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2025년 3월, 첫 강의를 개설한다. 교육과정에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선정한 별도 교과목을 반영했다. CFS는 2026년 상반기 겨울방학에 청운대 학생들을 위한 채용연계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CFS는 2021년 전주대와 군산대를 시작으로 2022년에는 인천재능대·경북보건대, 2023년에는 인제대·한국폴리텍Ⅶ대 등 지속적으로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실제 '쿠팡물류의 이해' 등 필수 과목을 이수하고 현장 실습과 인턴십을 수료한 학생들이 CFS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