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일각 "국민들에게 사과부터"
보수성향 언론도 '비판칼럼' 게재
2016년 박근혜 탄핵시기와 판박이
"김여사 제물로 尹탄핵 명분 쌓기"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선 지금의 상황이 김 여사를 여론의 제물로 삼아 결국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길로 가는 '준비 단계'가 아니냐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9일 '김건희특검법' 처리에 이어 전날 국회 법사위에서 김 여사를 다음 달 열리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여사를 증인으로 세워 명품백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공천개입 의혹을 다루겠다는 의도다. 추석 연휴 전후로 김 여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온 민주당이 급기야 정기국회의 꽃인 국감의 메뉴로 '김 여사 리스크'를 올리려는 시도에 나선 것이다.
친한계도 '김 여사 때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TV조선 앵커 출신으로 7·23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대표와 '원팀'을 이뤄 당 최고위원에 도전했던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가방을 받은 김 여사에게 도덕적 문제가 있다는 국민적 정서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부인할 수 없다"며 "국정을 운영하는 책임자 입장에서 털고 가는 것이 순리로, 지금 (대통령이 내려야 할) 결단은 사과"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도 최근 "김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 논란 등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사과한 후 영부인으로서 행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 여사 의혹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무조건 정부 입장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한 대표는 앞서 지난 24일 윤 대통령과 만찬 전 독대가 이뤄질 경우 김 여사 관련 의제를 언급하려 했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보수 성향의 조선일보도 "김 여사 이슈는 보수의 마지막 보루인 법치의 가치마저 흔들고 있다"며 김 여사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칼럼을 내보내는 등 언론조차 김 여사를 공격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의 시간'을 앞두고 윤 대통령 탄핵 명분을 쌓으려고 김 여사를 제물로 삼으려 한다고 보고 있다.
친한계는 이러한 야당의 공세에 편승해 자신들의 입지를 확보하고자 역시 '김 여사 문제'를 지속적으로 부각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권 관계자는 "다음 달 헌법재판소 재판관 3명의 임기가 끝나는데, 국회에서 후임 인사 추천을 미루면 정족수 미달로 헌재 심리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그사이 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일이 벌어질 경우 장기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돼 혼란이 발생하고, 그 틈에 이재명 대표의 재판이 영향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친한계에서는 한 대표의 입지가 줄어드는 가운데 야당이 김 여사를 몰아붙이는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인다"면서 "일부 언론이 한 대표 편에서 여론몰이를 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