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성공시 엑시트 난항 전망
고려아연 사업 연속성에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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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산업계에 따르면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을 주당 66만원에서 주당 75만원으로 13.6% 인상한다는 정정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동시에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주당 2만5000원으로 25% 상향 조정했다.
당초 가격을 상향하지 않을 것이라는 MBK 측 공언을 바꾼 것이다. 이에 최대 목표 물량인 302만4881주(발행주식총수의 14.61%) 기준 기존 공개매수 대금 부담이 1조9998억원에서 2조2721억원으로 3000억원가량 늘어났다. 매수가를 대폭 올리면서 고려아연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MBK가 고려아연 인수에 성공해도 향후 막대한 부담을 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수 후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갈 경우, MBK로선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어려워질 수 있다. 분쟁 전 고려아연의 평균 주가는 50만원 초반대였다.
또 일각에서는 MBK의 행보와 자금 부담이 추후 고려아연 사업 자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 과정에서 썼던 각종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고려아연 자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고려아연의 신사업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수많은 비용이 향후 고려아연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며 "가격을 올려 (인수에) 성공한다한들 마냥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공개매수 자체가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이어진다. 앞서 MBK는 지난해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인수 시도 당시, 목표가액을 기존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조양래 명예회장과 효성그룹 등 지원에 경영권 방어가 가능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결국 최소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한 채 공개매수에 실패했다. 이번 사태 역시 추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우군 확보 전략에 따라 투자자들이 매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