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무질서 진상 관광객 못참아…칼 빼든 인도네시아 발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19010010451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9. 19. 10:51

INDONESIA-THAILAND-CRIME-DRUG <YONHAP NO-3041> (AFP)
지난 1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마약 관련 혐의로 체포된 태국인 2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과 관련해 발리 마약국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AF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가 유명 관광지 발리의 문화와 매력을 보존하기 위해 무질서한 '진상' 관광객 단속에 나섰다. 장관이 나서서 "잘못된 행위에 가담하는 손님은 없는게 낫다"며 문제의 관광객들에 대한 단속과 추방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도네시아가 발리의 문화를 보존하고 양질의 관광을 촉진하기 위해 무질서한 외국인 방문객에게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은 "잘못된 여행객을 통제하려는 노력은 국가의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런 캠페인이 관광객에 의존하는 발리의 경제를 손상시키지는 않을 것"이라 밝혔다. 그는 "발리 지역 사회를 분노케 하는 부당한 행위에 가담하는 손님은 없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인도네시아 국영 안타라 통신도 루훗 장관의 말을 인용해 "잘못된 행동을 하는 관광객을 잃는 것은 괜찮다. 양질의 관광객들이 인도네시아로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휴양지로 꼽히는 발리는 관광객이 급증하며 각종 문제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발리 섬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은 산을 신과 조상의 거처로 숭배하고 있는데 현지 관습을 무시한 관광객들로 끊이지 않는 마찰과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일 관광객이 우붓 사원에서 열린 댄스 공연에 나체로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덴마크 관광객이 공공장소에서 성기를 노출하기도 했다. 러시아 관광객도 신성한 산 정상에서 반나체로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가 추방당했다.

이에 더해 클럽 등지에선 각종 불법 약물 거래도 횡행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 7월부터 발리에서 마약 관련 혐의로 6명을 체포했는데 현지매체들은 체포된 태국인 2명·인도네시아인 2명은 사형을, 유럽인 2명은 종신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발리 당국은 올해 첫 8개월 동안 157명의 외국인을 발리에서 추방했다. 이민국 구치소에 임시 수용돼 추방을 기다리고 있는 인원도 194명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월부터 발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문화·환경 보존을 위해 15만루피아(약 1만3000원)의 관광세를 걷기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이 액수를 5배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문제를 일으킨 관광객에 대해서는 입국을 거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니 관광청은 지난 6월 관광객들에게 "종교적인 장소에서 적절한 복장을 갖추고, (종교) 성지를 더럽히지 말고 성스러운 나무에 오르지 말 것"을 촉구하는 권고문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발리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389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당국은 "노출 등 풍기문란과 마약 사용 등 불법 행위는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광규제와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