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경험 적고 현지 적응 등 악재
라인업 변화 통해 반전 꾀해, 선제골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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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오만과 원정 2차전을 치른다.
약체 팔레스타인과 홈 첫 경기를 졸전 끝에 0-0으로 비겨 위기를 자초한 홍명보호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홍 감독 선임 등에 실망한 팬들의 엄청난 야유를 안방에서 경험하며 정신적 충격에 빠져있고 장거리 이동 후 현지 적응 문제도 극복과제로 떠올랐다. 홍명보호는 오만까지 직항 항공편이 없어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7일 현지에 도착했다. 장거리 비행에 대한 부담과 현지 적응 등을 잘 마쳐야 한다. 특히 팔레스타인전에서 몸놀림이 무거웠던 유럽파들의 컨디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반드시 첫 승을 거둬야 할 홍명보호의 두 번째 상대 오만은 까다로운 팀이라는 평가다. 한국은 FIFA 랭킹 76위 오만과 상대 전적에서 4승 1패로 앞서지만 유일했던 패배가 2003년 10월 오만 무스카트에서 당한 아시아컵 예선(1-3 패) 경기였다. 오만 쇼크로 명명된 당시 패배는 결국 몇 달 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경질을 불렀다. 오만은 B조 2위권으로 분류되는 이라크와 원정 1차전에서 0-1로 석패하는 등 실력을 보여줬다. 최전방의 모하메드 알가프리, 오른쪽의 이삼 알사브리, 왼쪽의 압둘라흐만 알무샤이프리 등 스피드와 발재간을 겸비한 공격진이 위협적이다. 조직력도 좋은 편이다. 체코를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8강으로 이끈 야로슬라프 실하비 감독이 지난 2월 오만 지휘봉을 잡은 뒤 3승 1무 1패로 상승세를 탔다.
10년 만의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에서 쓴맛을 본 홍 감독이 유독 중동 원정 경험을 많이 해보지 않은 것도 걱정거리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뒤 19경기를 치렀는데 한 번도 중동 팀과 맞붙지 않았다. 프로축구 울산 HD 감독 시절에도 세 번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섰지만 중동 팀과 대결은 없었다. 지난 팔레스타인전이 홍 감독의 A대표팀 첫 중동전이었고 결과는 낙제점이었다.
그나마 홍 감독에게는 오만 원정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다. 올림픽 대표팀 때 오만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둬 한국을 2012 런던올림픽 본선으로 이끈 바 있다.
홍 감독은 라인업의 변화로 돌파구를 마련할 생각이다. 팔레스타인전 최전방 공격수였던 주민규(울산) 대신 장신 오세훈(마치다)이 선발로 나서고 수비진에서는 실수가 잦았던 김영권(울산)을 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자리를 정승현(알와슬), 조유민(샤르자), 이한범(미트윌란) 중 하나로 채워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파트너를 이룰 수 있다. 종용 가능성이 있는 오세훈은 "득점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감도 있지만 승리가 우선"이라며 "내가 득점 찬스를 잡아도 옆의 동료가 더 좋은 상황이면 줘야 한다. 동료들에 대한 믿음도 신뢰도 있다"고 전했다.
결국은 오만의 밀집수비를 뚫고 어느 시점에 선제골을 넣느냐의 싸움이다. 오만도 안방에서 승리를 위해 어느 정도 공격적인 운영을 펼칠 것으로 보여 이 점만 잘 파고든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홍 감독은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며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 컨디션인데 유럽파의 경우 소속팀에서 경기하고 곧바로 소집돼 팔레스타인전을 뛰면서 체력적으로 버거운 부분이 있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잘 점검해 선발 조합을 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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