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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코비드 신드롬] 美는 ‘장애’ 인정, 韓은 ‘꾀병’ 취급… “공론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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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기자

승인 : 2024. 08. 26. 18:01

美·英 등 치료·연구투자 선제적 대응
한국, 예산 삭감 등 보호체계 '전무'
"장애 등급·보상 등 정부 대책 절실
심각성 인지못해… 인식개선 급선무"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5년이 됐지만 국내에서는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연구개발이 집중돼 있을 뿐 해외와 비교해 롱코비드 환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보호체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은 2021년 7월 롱코비드를 장애인보호법(ADA)상 장애로 인정받을 수 있게 해 중증 증상이 지속하는 경우 다른 장애인처럼 법적보호 대상이 되도록 했다. 미국 정부는 롱코비드 전문 클리닉 설치에도 2000만 달러(약 252억원)를 투자했으며 지난해 예산에서 2500만 달러(316억원)를 추가로 할당했다.

영국도 2020년 10월 롱코비드 관련 초기 대응을 발표하며 담당 클리닉 설립을 위해 2400만 파운드(381억원)를 투자해 2022년 상반기 기준 90여 곳의 클리닉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와 비교해 국내는 예산 삭감 등 롱코비드 연구에 인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산도 삭감된 상황이지만 일단 코로나19에 대한 관심 자체가 너무 줄었다. 정부에서도 몇 개 연구를 제외하면 거의 다 죽여놓은 상황"이라며 "환자들에 대한 진단까지는 내릴 수 있지만 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아직 별로 없다. 롱코비드는 이제 소수도 아니다. 법적, 제도적 마련을 위해서는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치료 시스템을 기대하기는커녕 치료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정부는 소아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장기추적(3년) 롱코비드 연구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립보건원 국립감염병연구소도 2025년까지 코로나19 후유증을 추적 관찰한다는 연구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장기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정부조차 환자를 꾀병 취급하고 후유증의 책임을 결국 개인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롱코비드를 겪고 있는 한 30대 직장인은 "나조차도 내가 이처럼 오랜 시간을 후유증으로 인해 고통받게 될 줄 몰랐다. 환자들은 이젠 어디에다 이야기를 해야 될지도 모른다"며 "결국 100여 명이 넘는 후유증 환자들이 메신저방을 만들어 서로의 증상을 공유하거나 치료 방법을 적어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세에 접어들면서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N차 재감염자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경우 후유증 환자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고 코로나19뿐만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질병, 질환과 이로 인한 사회적 부담과 문제, 대처 방안이 향후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료법 전문 이동찬 변호사는 "지금보다 더 롱코비드 환자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코로나19 후유증이 도대체 무엇인지, 고통받은 사람들의 유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 향후 장애 등급이나 적절한 보험 또는 보상 체계가 가능한지에 대해 정부가 조사를 하고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 2차적 질병에 따른 문제는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사실 피를 흘릴 정도로 다치거나 하지 않으면 병으로 잘 인식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롱코비드는 실체는 있지만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대다수다. 롱코비드에 대해 정부와 국민들부터 변화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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