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전영현, 최근 5000주 추가매입
차세대 반도체 '성공신화' 재현 꿈꿔
R&D 투자 강화 등 책임 경영 뚜렷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임원 4명은 자사주 총 1만1800주(8억9312만원)를 매입했다. DS부문의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7000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 13일 로 사들였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사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도 각각 지난 12일과 14일 주당 7만5800원에 3800주(총 2억8804만원), 1000주(총 7580만원)를 매입했다. 또 남석우 삼성전자 DS부문 제조&기술담당 사장은 지난 13일 주당 7만5200원에 1200주를 매입하고, 17일 800주를 7만8800원에 추가 매입했다. 금액만 총 1억5328만원에 달한다. 지난 11일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도 2300주(총 1억7917만원)를 사들였다.
업계에선 지난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수장으로 선임된 전영현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전하는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삼성이 주목한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또 다시 성공신화를 쓰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전 부회장은 '삼성 반도체 신화'의 주역으로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작업을 총괄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발굴 작업을 진두지휘한 경험과 "반도체 시장 새 먹거리 발굴의 최고 적임자"라는 평가를 '책임 경영'의 의지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삼성 답게 미래를 개척한다'는 화두와 일맥상통한다"며 "AI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겼다는 등의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위기극복의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부문 외에도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지난 3일 삼성전자 보통주 5500주를 주당 7만3700원에 장내 매수했고, 같은날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5000주를 총 3억6750만원에 사들였다. 또 김동욱 재경팀장(부사장)이 지난 5일 2000주(1억5180만원)를, 정재욱 삼성리서치 글로벌 AI센터 부사장이 지난 3일 1330주(9948만원)를 각각 매입했다.
이어 5일과 7일에 재경팀 담당임원 윤주한 부사장이 총 660주(4975만원)를 사들였고, 7일에 지원팀장인 박순철 부사장이 1000주(7520만원)를 매수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행렬을 '반도체의 봄'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경상수지는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지난 2월까지 1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63%나 증가해 수출 품목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그사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조6000억원을 거둬 지난해 1분기보다 931.25%나 폭증했다.
삼성전자는 아낌없는 연구개발(R&D) 투자로 미래경영과 책임경영을 함께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전체 시설 투자액 11조3000억원 중 반도체에 9조7000억원(85.8%)을 투입했고, 1분기 연구개발(R&D) 비용으로 7조8200억원을 투자했다. R&D 비용은 역대 분기 기준으로 최대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투자 규모 2~10위 기업의 투자액을 모두 합친 것 보다 많은 23조90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 한 임원은 "삼성전자는 대장주이기에 앞서 국민주다. 삼성의 힘은 500만명에 이르는 주주로부터 나온다"면서 "전 임원이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해 그룹 전체의 실적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