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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이날, 비대위가 휴진을 예고하면서 외래 휴진·축소, 정규 수술·시술·검사 일정 연기를 조치해놓은 터라 매일 9000여 명이 찾던 외래 환자들의 발길은 뚝 끊긴 상태였다. 다만 중증 등 일부 환자들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다.
"엄마 오늘 왜 이렇게 사람이 없어?" "병원 파업해서 그래. 우리는 다행히 의사 선생님을 만나게 됐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못해서 지금 병원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거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서 나누는 모녀의 대화는 의사 파업으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환자들은 의사들을 향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박모씨(77)는 "의사라는 사람들이 인명을 우습게 알고 파업을 쉽게 생각한다"며 "환자는 의사가 정해주는 대로 올 수 밖에 없으니 다음 예약을 간절히 기도하는 방법 뿐이다"라고 탄식했다.
서울대병원의 이날 일부 진료 축소로 우려했던 것 만큼 큰 혼란은 없었지만 환자들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번 휴진에는 필수·응급 등을 제외한 진료과목에서 529명의 교수들이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전체 교수(1475명)의 35.9%에 해당한다. 이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실제 진료 감소는 40% 정도이고, 수술실 가동률은 33.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무기한 휴진을 '불법 진료 거부'로 규정하고 휴진에 참여한 서울의대 교수 등에 대한 의료법 위반과 병원 내부 징계 및 행정처분 등의 검토에 들어갔다. 아울러 18일 전면 휴진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예고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에 대해서도 집단행동 금지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