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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비전교회 한재욱 목사 “우린 던져진 존재가 아닌 보내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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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4. 05. 28. 10:50

독서가이자 '인문학을 하나님께' 저자
"인문학이 찾지 못한 답 성경에 있다"
강남비전교회 한재욱 목사
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 서울 삼성동 강남비전교회 예배당에서 한재욱 담임목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 목사는 문학소양이 뛰어난 목회자로 책 '인문학을 하나님께'의 저자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인문학을 사랑하기에 인문학에서 찾지 못한 답을 성경에서 발견한 사람이 있다. 책 '인문학을 하나님께'의 저자 한재욱 목사다. 한 목사는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해 성균관대학 기독학생회 '겟세마네' 회장을 역임한 뒤 침례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남침례신학대학 구약학 박사과정(Ph.D)에 입학해 수학하는 중 목회의 부름을 받아 현재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강남비전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최근 강남비전교회서 만난 한 목사는 몇 마디 대화만으로도 남다른 교양이 엿보이는 인물이었다. 그는 하루에 최소 한 권 이상의 책은 꼭 보는 독서가로 글쓰기, 사진 촬영, 예술 감상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본인을 소개했다. 젊은 시절부터 병고(病苦)를 앓은 사람답지 않게 삶을 긍정적으로 보는 한 목사는 삶에 지친 청년들에게 "우린 던져진 존재가 아닌 보내진 존재, 즉 사명을 지닌 귀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또 인간이 가진 영원한 갈망은 하나님만이 채울 수 있다며 지혜로운 삶을 살 것을 권했다. 다음은 한 목사와 나눈 대화다.

-신학대학교가 아닌 일반대학교를 다녔는데 목회자의 길 걷게 된 계기가 있었나.

"신학교에 가는 사람은 누구나 신적인 부르심 때문에 가게 된다. 나 또한 그렇다. 중학교 2학년 말쯤에 정동교회에서 채플 시간에 미국인 선교사가 이끄는 선교단이 전하는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인이 됐다. 주님을 영접한 그날에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하며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기뻐했다. 주님을 영접한 후 어렴풋이 목사 또는 신학교 교수가 될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러나 신학교를 가더라도 곧바로 신학교에 입학하는 것보다는 일반 대학에 들어가 폭넓은 경험을 하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성균관대에 들어갔다. 대학생이 돼서는 잠자는 시간을 아껴가며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해봤고, 히브리어·헬라어·독일어 등을 미리 공부하며 신학에 필요한 기초 역량을 다졌다. 특히 기독학생회 동아리 '겟세마네' 회장으로서 섬김을 한 것이 목회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됐다."

-혈관 계통 질환이 있다고 들었다.

"유전적인 영향으로 20대 후반부터 심근경색을 앓았다. 내 혈관은 매일 담배를 두 갑씩 20년 동안 피운 사람의 것과 같다고 담당 의사가 표현하더라. 아침에 일어날 때면 아내가 얼굴을 만져 준다. 사랑해서 그런 줄 알았더니 밤새 살았나 죽었나 보는 것이란다. 지금도 삶과 죽음이 한 걸음 차이로 눈앞에 있다는 것을 늘 인식하며 산다. 몸이 아픈 건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나 유익한 면도 있다. 우선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에 나온 경구 '카르페 디엠'(현실을 즐겨라)은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를 진정으로 이해할 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병고는 하나님을 깊이 신뢰하게 만든다. 특히 이웃과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공감은 연민과 다르다. 연민은 고난받는 이에 대한 측은한 '감정'으로 상대와 내가 분리돼 있다. 그러나 공감은 상대방이 되는 것이다."
-'인문학은 명답이라면 성경은 정답'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뜻인가.

"인문학은 '나는 누구인가?', '인간다운 삶은 무엇인가'를 탐구한다. 인문학은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과 창의성, 통찰력을 준다. 그러나 인문학이 사람을 살리는 '생명'을 줄 수는 없다. 인문학은 만물의 시작에 대해서나 만물의 끝에 대해, 죽음에 대해서나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죄와 용서에 대해 답을 줄 수 없다. 인문학도 이 문제에 있어서는 교묘하게 주제를 피한다. 또는 말장난 수준에 머문다. 그래서 인문학이 삶의 정답은 아니다. 인문학은 명답 정도일 뿐 정답은 성경이다. 성경은 분명하고 명료하게 하나님이 만물의 근원이라고 답한다.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선언이 바로 그것이다. 모든 만물의 시작과 본질은 하나님이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아직도 만물의 본질을 찾으려고 신음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그래서 나는 인문학을 '본질을 애타게 찾는 땅의 신음'이라고 정의한다."

-요즘 삶에 지친 청년들이 많다.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삶에 지친 젊은이라면 꼭 깨달아야 하는 것이 있다. 우리는 '던져진 존재'가 아니라 '보내진 존재'라는 것이다. 삶에는 목적과 비전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거대한 세상 속에 던져진 존재라고 생각하면 막막하고 두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보내진 존재이다. 더욱 구체적으로 말하면 비전을 가지고 보내진 존재이다.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보내진 존재다. 이를 가리켜 '비전'이라고 한다. 낙심에 대한 유일한 처방은 내 안의 '불꽃(비전)'을 발견하는 것이다. 강물의 널빤지는 그저 물이 흘러가는 데로 간다. 그러나 물고기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 자신의 길을 아는 존재는 이와 같다. '나의 길'이 있다. 그것을 발견하면 불꽃처럼 타오른다. 비교는 비참해지거나 교만해질 뿐이다. 나답게 살아갈 때가 가장 아름답다."

-담임목사로서 보는 이상적인 교회는.

"교회의 본질은 하나님께 대한 예배에 있다. 예배에 감격과 은혜가 있어야 한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 대한 경배와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며, 사명을 돈독히 하는 교회가 아름답다. 그리고 예배의 감격에 힘입어 이웃을 향해 전도·구제에 나서는 교회가 이상적인 교회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전체 일 년 예산의 38%를 이웃을 위한 전도·구제에 쓰고 있다."

-갈수록 종교 인구가 줄고 있다. 종교가 없는 이에게 조언한다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다. 인간은 영원의 존재로 지음을 받았기에 세상의 기쁨만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존재다. 코끼리에게 새우깡 열 봉지를 준다고 해서 성에 차지 않듯이 사람에게 천하를 다 준다 해도 완전한 만족이란 없다. 하나님만이 채울 수 있는 이 영원의 공간을 땅의 다른 것으로 채워보려고 해도 허무함만 쌓일 뿐이다. 세상에서 제일 어리석은 인생 둘이 있다. 하나는 영원과 진리에 대한 관심이 없는 인생이고 또 하나는 영원과 진리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옳지 않은 것에서 그 답을 찾으며 헤매는 인생이다. 영원의 문제는 그 무엇으로도 풀 수 없다. 오직 하나님 안에 있을 때 영원의 삶을 살 수 있다."

강남비전교회 한재욱 목사
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 한재욱 담임목사가 인터뷰 중 인문학의 한계와 왜 성경이 답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강남비전교회 한재욱 목사
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 강남비전교회 예배당에서의 한재욱 목사.
강남비전교회 한재욱 목사
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 한재욱 목사가 시와 고전을 언급하며 영원을 추구하는 삶, 비전 있는 삶의 아름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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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욱 목사의 저서 '인문학을 하나님께'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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