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할머니는 일제 강점기부터 돌아가시기 전까지 학교와 교회에서 교육과 선교 봉사를 하셨고, 사회 멘토이신 라종억 박사님은 탈북민과 고려인,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의료봉사에 헌신해 온 분이다. 인생 멘토이신 윤재훈 회장님은 실력 있고 열정적인 음악인들을 위한 아낌없는 후원으로 필자뿐 아니라 많은 음악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필자도 그런 영향을 받아 30대부터, 나만의 방식으로 탈북민과 예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2015년에는 '유니아스 코리아'를 설립해 외부의 후원 없이 순수하게 자비를 들여 탈북민들의 공연과 강연 활동을 지원했고, 2016년에는 강남역에 '아이디어 팩토리'를 만들어 인디밴드들을 위한 공연 장소를 제공하고 신진작가들의 전시를 후원하기도 했다. 배움의 열정을 지닌 사람들에게 교육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 멘토이신 라종억 박사님으로부터 세종학당과 연계해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들에게 'K수학'을 가르치겠다는 계획을 듣고 필자도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세계 최저 출산율로 외국 인력 유입이 더 중요해진 지금, 국내에 들어온 많은 외국인들이 단순한 서빙이나 노동직 외에 양질의 직업을 얻기 위해서는 '돈과 셈-한국수학'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고, 세계 최초의 수학 자격증을 통해 한국 수학의 위상을 높인다는 취지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인이나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에게 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수학을 통해 한국문화를 알리는 매우 뜻깊은 일이다. 한국어는 1~10의 모든 숫자가 한 음절로 되어 있어 구구단을 가르치기 쉽고,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사실이었다.
오는 5월 세종학당과 연계해 그동안 구구단을 교육해 온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어로 '구구단 외우기' 경연대회가 열린다. 필자는 외국인들이 한글로 구구단을 공부하기 쉬운 'K이러닝'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기로 했다. 고려인이 많이 사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글로 구구단을 외우고, K콘텐츠로 한국 수학을 공부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조만간 우즈베키스탄에서 울려 퍼질 '한국어 구구단'! 그 작은 불씨가 큰 파장이 되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한다.
/시인·아이랩미디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