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E 팬텀 올 6월 퇴역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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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 워크는 수십 대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하는 훈련이다. 수십 대의 전투기가 대형을 갖추어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코끼리 무리의 걸음처럼 보인다 해 엘리펀트 워크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번 엘리펀트 워크 훈련은 공군의 모든 전투기들의 큰형님 격인 F-4E 팬텀의 퇴역을 맞아 명예로운 은퇴를 축하하는 의미를 더해 시행됐다. 훈련은 F-4E 8대가 선두에 나서고, F-15K 5대, KF-16 5대, F-16 5대, FA-50 5대, F-5 5대, F-35A 5대 등 총 33대 전투기가 대형을 구성했다. 그동안 단일 비행단 전력으로 실시해온 엘리펀트 워크 훈련은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 공군이 보유한 전 기종의 전투기가 참가했다.
우리 공군은 1969년 당시 세계 최강의 신예기였던 F-4D를 도입해 미국, 영국, 이란에 이어 네 번째 '팬텀' 보유국이 됐다. 팬텀은 '하늘의 도깨비'라 불리며 1994년 KF-16을 전력화하기 이전까지 공군을 대표하는 주력 전투기로 활약했다.
특히 팬텀이 발사하는 AGM-142 팝아이(Popeye) 공대지미사일은 1.6m의 철근 콘크리트도 관통할 만큼 가공할 폭파력을 가졌으면서도 최대 약 100㎞의 사거리와 1m 이내의 오차범위를 자랑한다.
우리 공군은 F-4D 도입 후, 개량형인 F-4E, 정찰기인 RF-4C 등 220여대의 팬텀을 운영했다. 현재는 대부분 퇴역하고 F-4E 10여대만 남았다.
훈련에서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는 엘리펀트 워크 대형 상공을 저공비행으로 통과했다. F-35A는 저공비행 후 착륙, 대형에 합류했다.
제10전투비행단 153대대 김도형 소령은 "길이 기억될 팬텀 전투기의 마지막 현역 시절을 함께 하게 되어 너무 뜻깊게 생각한다"며 '한 소티(sortie·전투기 출격 횟수) 한 소티에 역사적인 의미를 담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곧 다른 기종으로 전환하겠지만 팬텀 조종사였다는 자부심으로 대한민국을 굳게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이날 훈련 현장을 방문해 훈련에 참가한 요원들을 격려했다.
이 총장은 "55년간 대한민국을 수호해 온 팬텀, 그리고 팬텀과 고락을 같이해 온 팬텀맨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며 "오늘 엘리펀트 워크 훈련이 보여준 것처럼, 적의 어떠한 도발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로,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적에게 두려움을 주는 공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