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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동차 정비업계 인력난 심각…외국인 인력 수용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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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2. 15. 17:11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지난해 현대자동차·기아의 영업이익은 무려 27조원에 달했다. 14년 연속 상장사 영업이익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능가하며 사상 최대의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같은 자동차 분야의 교육자로서, 성장을 거듭하는 현대차·기아를 보며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뿌듯함은 잠시였고, 2024년도 대학 입학이 잘 이뤄질지, 이번 졸업생들을 어떻게 하면 한 명이라도 더 좋은 직장에 보낼 수 있을지 1년 내내 무거운 숙제를 안고 산다. 입학과 취업 중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취업이다. 자동차 기업, 특히 정비업계에서는 제발 학생들을 보내달라고 아우성이다. 인력난이 심각한 탓이다. 벤츠, BMW 등 1급 정비공장도 예외가 아니다.

예전에는 성실하고 끈기 있으면서도 정비자격증을 갖춘 학생을 보내달라는 것이 정비업계의 요청사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최근 필자를 찾아온 대부분의 1급 정비공장 대표들은 수입차, 국산차 할 것 없이 모두 "졸업생을 보내달라. 아무것도 못해도 좋다. 가르쳐 쓰겠다"고 요청한다. 나아가 "6개월 후에 그만둬서 새로 보충하더라도, 당장 일손이 필요하니 보내달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면 상식적으로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덕대학교 취업률이 100%에 육박해야 한다. 그런데 거기에 한참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왜 그럴까. 자동차 정비 분야는 3D 업종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학생들이 갈 생각을 안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판매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730만대를 판매해 토요타그룹, 폭스바겐그룹에 이은 3위에 올랐다. 국내 차량등록대수는 2600만대 정도로,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 자동차의 사후관리(정비)가 중요한 산업군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럼에도 정비업계의 인력난은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다. 경기도 소재 대학의 자동차학과 학생 수는 2019년도 입학정원 대비 9.4~44.4% 감소했고, 졸업생 중 현재 자동차 정비업체에 근무하는 비중은 10%도 채 안 된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자동차학과의 위기로 다가올 수 있고, 결과적으로 국내 정비인력 양성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비 인력의 부족은 결국 정비시간 지연 등으로 이어져 소비자 불편과 사회적 비용의 증가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또한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정비시장을 외면하게 되면 수입차 대비 국산차의 정비 서비스 경쟁력 저하로 내수시장 침체까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정비인력은 모든 분야에서 부족하지만, 특히 심각한 곳은 판금·도장 분야다. 내국인 기술직 수급 단절과 숙련 기술 인력의 고령화(평균 50대)는 필연적으로 높은 임금을 유발한다.
결국 이런 자동차정비업 판금·도장 분야 전문 인력의 부족 현상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외국인 전문기술 인력 고용의 문턱을 낮추는 데 있다. 일본의 경우 외국인 기술 인력 도입 개방 등 정비업 인력난 해결을 위해 일찌감치 대처에 나선 상황이다. '특정 기능'이라는 외국인 체류 자격이 신설돼 있는데, 이 분야에 자동차정비업이 포함돼 있다. 일본에 머물면서 숙련 노동자가 되면 자격시험을 거쳐 체류 기간 제한이 없는 '특정 기능 2호' 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10년 이상 거주하면 영주권도 준다. 사실상의 이민 허용인 셈이다. 일본 정부는 2019년부터 5년간 14개 업종에서 최대 34만명의 외국인 인재를 고용하는 방침을 정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외국인 인력이 국내에 취업하기 위한 조건이 너무나도 까다롭다. 인구 감소에 의한 생산가능인구 부족과 더불어 자동차 정비는 3D업종으로 인식돼 근로자 수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현장에서는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및 인센티브 제공으로도 해결이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결국 외국인전문기술인력(E-7-3) 도입 외에는 다른 대안이나 대체 수단이 없어 보인다. 이와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판금·도장공을 양성할 수 있는 거점별 전문 교육기관을 개설하고, 외국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여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기술인 공급체계 구축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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