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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패션 현장의 역사이자 유산(Legacy)인 서울패션위크는 20년 넘게 대한민국의 패션계와 함께 국내외 패션 시장의 변화와 요구에 따라 크고 작은 변화를 도모해 왔다. 2000년에 시작하여 명실공히 국내 대표 패션 디자이너의 무대이자, 한국 디자이너들과 그들의 유니크한 창의성과 미적 감각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디자이너, 패션 매체와 패션피플이 관심 갖고, 그리고 찾고 싶어 하는 패션 행사가 '서울'에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참 다행이면서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K-패션의 선전으로 글로벌 K-패션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다 보니 오히려 개별 패션 브랜드는 국내 패션쇼 개최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데 이전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게 현실이다.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서울패션위크는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서울패션위크는 DDP의 존재감을 기반으로 가상현실(VR)과 증강 현실(AR)을 활용하여 온라인으로도 실제 쇼나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는 등 새로운 경험과 상호 작용을 제공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세계 곳곳에 있는 바이어들과 인플루언서들이 한 번쯤은 오고 싶어 하고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참여하고 싶어 하는 글로벌 패션위크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패션산업 지원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 세상은 유기적인 소재의 사용, 환경친화적인 생산과 소비문화, 재활용과 재사용을 강조하는 브랜딩을 하지 않으면 똑똑한 Z 세대와 점점 앞으로 다가오는 Alpha 세대에 부응하기 힘들 것이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세계 패션위크도 변화하고 있다. 서울패션위크도 변화해야 한다.
서울패션위크는 다양한 패션과 인간을 존중하고 포용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장애와 고령자를 위한 패션 아이템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패션에 적절하게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국제적인 패션 기관, 해외 디자이너와의 협업 프로젝트도 확대해야 한다. 우리의 강점과 그들의 강점을 이용하여 윈윈(win-win)을 도모하는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
서울패션위크는 K-패션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며 한국 패션산업을 발전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지난가을, 서울패션위크는 10월에서 9월로 개최 시기를 앞당겨 해외 4대 패션위크(뉴욕, 파리, 밀라노, 런던)보다 앞서 전 세계 패션 매체와 큰 손 바이어의 관심과 집중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올해도 서울패션위크는 평년보다 이르게 개막하고, 장소 역시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된 서울의 DDP 외에 패션의 성지, '성수'로 확장한다. 국내 유통업계가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K-패션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듯 서울패션위크도 해외시장 경쟁력 높고 젊은 브랜드의 참여를 확대했다.
글로벌 패션 아이콘, 뉴진스를 홍보대사로 앞세워 서울패션위크 개최 소식이 전해진다. 2월 1일부터 5일간 서울 동대문 DDP와 패션의 성지 성수동에서 진행될 서울패션위크의 변화가 브랜드와 패션 시장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서울패션위크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한 발짝 더 가까이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