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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연 1회→분기 1회 ‘조폭 유튜버’ 모니터링…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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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3. 11. 26. 15:09

예방적 형사활동 추진 방안 중 하나로 모니터링 강화
청소년 악영향 감소 효과 미지수…"기관·기업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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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게티이미지뱅크
경찰이 '조폭 유튜버'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연 1회에서 분기별 1회로 변경해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달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따른 조치다. 전문가들은 경찰뿐 아니라 기관·기업이 함께 모니터링에 나서야 청소년 악영향 감소 등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한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예방적 형사활동 추진방안'의 하나로 조폭 유튜버의 활동 현황 및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불법행위 발견 시 적극 수사 및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상시 단속체계를 운영하면서 폭력·성범죄·도박 등 불법행위 여부를 점검한다는 게 모니터링의 주요 골자다.
경찰은 외부 제보나 검색 등으로 의심 동영상을 모니터링해 범죄 무용담을 올리거나 조폭 관련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올리는 채널을 조폭 유튜버로 분류하고 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도경찰청이 올해 7∼8월 전수조사를 통해 파악한 조폭 유튜버는 12명이으로 2019년 10월 3명에서 2020년 8월과 2021년 4월 7명, 2022년 9월 11명, 올해 7월 12명 등 거의 매해 새로운 유튜버가 등장하고 있다.

조폭 유튜버들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전하거나 관련자 인터뷰를 영상으로 만들어 올리고 있다. 아직 실질적인 불법행위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이러한 영상들이 폭력적이고 욕설이 난무하는데다 수감 경험을 미화하는 등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급기야 지난달 12일 경기도 안산에서는 조직폭력배를 저격하는 내용을 주로 다루는 한 유튜버가 조폭 일당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튜버 A씨는 평소 조폭의 신상을 공개하고 비판하는 내용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이에 앙심을 품은 조폭 일당들이 A씨를 폭행하기에 이른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폭 유튜버' 모니터링은 각 시도청마다 조폭 전담팀에서 방송이나 관련 업로드 영상 등을 통해 위법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작년에는 1년에 한 번이었지만, 올해부터는 1년에 4번 분기별로 방송통심위원회와의 회의를 통해 불법 행위 등을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찰의 모니터링 강화만으로 범죄 예방이나 청소년 악영향 감소 등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튜브 활동 자체만으로는 뚜렷한 범죄 혐의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고, 청소년들에게 조폭 관련 영상 시청을 차단하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의 조폭 유튜버 모니터링은 그들이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일 것"이라면서도 "청소년들이 해당 영상을 보면서 윤리 의식의 왜곡과 진실을 보지 못한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교수는 "경찰뿐 아니라 관계 기관이 함께 나서 불법적인 내용의 영상을 적극 차단하고 신고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콘텐츠 기업에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모니터링을 위한 기금 등을 출연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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