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관련해 지난주 윤 대통령이 "공정한 수능이 필요하다. 공교육 교과과정 안에서의 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한데 이어 교육부가 지난 1일 실시된 모의평가에 이같은 정책 방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부처내 수능 담당 책임자를 전격적으로 경질하자, 수험생들이 올 수능의 출제 경향 변화를 궁금해하며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오르비와 에브리타임 등과 같은 수험생과 대학 재학생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과 교육부의 이번 행보를 바라보는 내용의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사교육의 비중을 최대한 줄이고, 학교 수업만 잘 받아도 좋은 대학 갈 수 있게 하란 의도는 이해한다"며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반면 난이도가 낮아지면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의 글들이 많았다.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최상위층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볼 것이란 예상이 상당수를 차지한 가운데, 한 수험생은 "변별력을 완전히 포기할 순 없으므로, 아주 힘들게 꼬아서 내는 '킬러 문제'는 줄어들고 '준 킬러 문제'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윤 대통령이 국어 비문학을 교육과정 밖의 문항이 나온 예로 든 것에 대해 비문학을 선택한 수험생들이 발언의 취지를 궁금해하는 내용의 글들 역시 주를 이뤘다. 한 재수생은 "비문학 시험의 취지는 '처음 보는 소재의 글을 이해해서 문제를 제한 시간 내에 풀어낼 수 있다'인데 교과 외 내용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학원가의 유명강사들은 자신들의 SNS를 통해 수험생들이 혹시 겪을지 모를 혼란을 걱정했다. 현우진 수학강사는 "(수능은)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혼란"이라며 "어떤 난이도로 출제될 지 종잡을 수 없으니 모든 시나리오를 다 대비하는 수밖에 없없겠다"라고 밝혔다. 이다지 역사강사와 이원준 국어강사는 "학교마다 선생님마다 가르치는 게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개설되지 않은 과목도 있는데,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수능을 칠 수 있게 하라'는 메시지라…" "더 좋은 대안이 없다면 섣부른 개입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닌 원인"이라고 각각 지적했다.
한편 오는 11월 16일 치러질 수능에 앞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9월 6일 실시할 모의평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높아진 졸업생 비율과 '이과 쏠림' 현상에 따른 선택 과목별 응시자 비율은 물론, 윤 대통령의 주문이 어떤 식으로 반영될지에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계는 보통 6월보다 9월 모의평가가 대체적으로 평이한 편이고 "공교육 교과과정 안에서 출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대통령의 당부가 있었던 만큼, 이달초 보다 무난한 수준의 문제 출제를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