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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모바일 홈피, CFD 위험 고지 미흡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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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승인 : 2023. 05. 04. 17:17

한국투자증권 모바일홈페이지
한국투자증권 모바일 홈페이지 화면
금융당국이 최근 주가 폭락 사태로 논란이 된 차액결제거래(CFD)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지만, 정작 증권사들은 고객들이 많이 찾는 모바일 홈페이지에 CFD의 위험성에 대한 공지를 올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진정된 후 다시 CFD를 영업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현재 한국투자증권 모바일 홈페이지 메뉴 중 '추천상품' 부분을 누르면 가장 상위에 노출되는 상품은 '한국투자증권 CFD'다. 'CFD 안내', '한국투자증권 CFD의 장점' 등이 하위 메뉴로 존재하지만, 현재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CFD 상품의 장중 청산 등 위험성에 대한 고지는 안내 메뉴를 눌러 맨 아래로 가야만 볼 수 있다.

현재 증권사가 CFD 관련 위험고지를 홈페이지에 공시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지난 2일 금융위원회 부원장이 나서 CFD 거래에 대해 증권사와 투자자의 주의 당부할 만큼 적극적으로 CFD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김정태 부원장보 등은 지난달 증권사 CEO를 소집해 CFD 거래 관련 주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감원 소집 당일인 4월28일 CFD 거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예고했고, 실제로 이달 1일부터 거래를 중지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모바일 홈페이지에서는 거래 중지 관련 단순 공지만 있을 뿐, 중지 이유나 금융당국의 CFD 위험 당부 내용 등은 찾아볼 수 없다. 한국투자증권 모바일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노출되는 위험 고지는 현재 '직원 사칭 투자 권유 피해 주의 안내' 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에 대해 "CFD 관련 현업 부서가 바쁘다 보니 소통에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기술 부서와 현업 부서가 협력해 빠른 시일 내에 홈페이지 구성 등을 조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한투자증권·삼성증권·DB금융투자 등 CFD 거래 중지를 선언한 다른 증권사들도 CFD 신규 가입·거래 중단 관련 공지는 올렸지만, 해당 공지에 금융감독원의 주의 당부와 CFD 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특별히 드러나지 않았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파생결합증권과 보이스 피싱 등에 대한 금감원의 유의사항 공지만 있을 뿐 CFD 관련 위험성 공지는 없다. DB금융투자도 지난달 28일 CFD 신규 가입 중단 관련 공지를 올렸지만 금융 당국의 주의 사항에 대한 내용은 없었고, 모바일 홈페이지 내 CFD 페이지도 CFD의 특징은 일목 요연하게 정리된 반면 유의사항 부문은 강조돼있지 않다.

지난달 27일부터 CFD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한 삼성증권도 CFD 위험성에 대한 별도 공지는 없다. 하지만 26일부터 중단에 대한 사전 공지를 올렸고, 지난 3일에는 주가 폭락으로 문제가 된 종목 이외에 위험이 예상되는 40여개종목의 증거금을 인상한다는 공지를 냈다. 현재 금융당국에서 규정하는 CFD 최소 증거금은 40%이지만, 삼성증권은 해당 종목에 한해 이달 말 증거금을 60%로 올리고 8월 말에는 100%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FD 사태와 관련 조사가 긴박하게 진행되긴 했지만, 다른 상품 등에 대한 위험성 고지는 올리고 CFD 위험성 고지가 없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CFD 사태가 정리된 이후 다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때를 대비해 굳이 위험성을 부각시키지 않는 것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이번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CFD 서비스에 대한 홍보와 수수료 인하 등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지난 2021년 기준 증권사의 국내 주식 CFD 수수료 수익은 수수료율을 0.015%~0.07%로 가정한 결과 최소 94억5000만원에서 최대 44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급하게 공지를 하다 보면 위험성 고지를 빼놓을 수도 있지만, 증권사들이 향후 수수료 수익을 위해 위험성을 강조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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