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경고하는 전문가들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경제는 코로나19와 미중 경제전쟁의 충격으로 고성장 궤도에서 벗어나 중장기 저성장의 '중진국 함정'에 빠져들었고, 이후 곳곳에서 전쟁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만약 대만해협에 포성이 울리면 한반도는 안전지대에 머물 수 있을까.
IMF는 중국이 이미 지난해부터 인구감소와 급속한 노령화와 함께 '중진국의 늪'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IMF는 2월 중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에 대해 우울한 전망과 경고를 내놨다. 중국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3%로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IMF 올해는 5.2%로 반등하지만 내년에는 4.5%로 하락하고, 2027년에는 3.8%, 2028년에는 3.4%까지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8월 미중전쟁을 경고하는 한권의 책이 발간됐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인 할 브랜즈 석좌 교수와 마이클 베클리 교수는 '위험구간(DANGER ZONE)'에서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전쟁은 자신의 미래가 더 밝아 보이지 않는 도전적인 신흥 강대국에 의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저자들은 "2020년대는 실로 위험한 10년으로 중국은 쇠락을 모면하려고 대담한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면서 "2020년 중국공산당은 군현대화 완성시기를 2034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겼다"며 '가장 위험한 구간'으로 2027년을 지목했다. 이들은 미 정부에서 고위관료를 지낸 학자로서 국무부와 국방부의 씽크탱크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내부적으로 전쟁에 대비해 중요한 포석을 두고 있다. 윌리엄 번스 미국 CIA국장은 지난해 10월 "시진핑 주석이 군에게 2027년 이전에 대만을 성공적으로 침공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며 "202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분쟁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CCTV는 시 주석의 합동작전지휘센터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통상적으로 사용해 온 시 주석의 직함 3개에다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지휘 총사령관'을 새롭게 추가했다.
최근 국내에 '이미 시작된 전쟁'이란 책이 발간돼 중국 대만 전쟁과 한반도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중국전문가인 저자(이철 박사)는 "중국공산당은 중국 통일을 수십년간 준비해왔으며 이제 실행 단계에 들어와 있다"며 " 발발 시기는 2027년이 가장 유력하지만 시기와 방법은 유동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중국의 대만 공격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미국의 일방적 군사적 승리를 예상한 미국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워 게임' 결과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정도였다.
저자의 논리 전개는 다소 충격적이다. 저자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개입하고 그때 중국은 내정간섭을 명분으로 일본 오끼나와 미군기지를 공격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는 "중국은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한반도에 묶어 두기 위한 전략으로 북한을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며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식량 에너지 군비 등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남한에 일정규모 이상의 군사적 도발(국지전)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군은 전체 군사적 능력으로는 미국보다 열세지만 대만해협을 둘러싼 지역 내에서의 일시적 국지적 우위를 통해 대만을 통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의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가 미국과 중국이 전쟁 직전의 상황에 놓여 있다고 26일 경고했다. 그는 "양측 모두 경제적 디커플링이나 군사적 대결이 재앙을 초래할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한계선을 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상대를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달리오는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지 남은 1년 반 동안 위기가 더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북아 정세와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중국·대만 간 군사적 갈등은 이제 더 이상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일과 중·러, 나아가 남·북간 군사·안보의 문제이기도 하다. 만약 대만에서 포성이 울리면 군사, 외교, 안보, 경제 등의 측면에서 대외의존도, 특히 미·중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은 순식간에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갈 운명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