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A] 뉴트리, 화장품 과장광고 지적에 “우리 책임 아니다”

대리점 통해 '천수윤진' 온라인 광고…'주름 완전 삭제' 등 표현 사용
기능성 화장품도 의약품 오인 표현 사용 불가
식약처 "완전 삭제 표현은 문제 소지"
뉴트리, 과장광고 책임 논란에 대리점 계약 해지

올해 1월부터 온라인 상에 노출되고 있는 뉴트리 천수윤진 광고./출처 = 천수윤진 온라인 광고 갈무리

이너뷰티 전문 기업 뉴트리가 자사 기능성화장품의 과장광고 의혹에도 회사 차원의 시정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과장광고에 대한 책임을 대리점 계약을 맺은 업체에 떠넘기고 대리점 폐점을 요구하는 등 갑질 논란마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아시아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뉴트리는 기능성화장품 '천수윤진'의 온라인 광고에 소비자들이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주름은 물론 검버섯까지 완전 삭제'라는 표현 등을 사용 중이다. 이 광고는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온라인 배너 광고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노출되고 있다.

천수윤진은 뉴트리가 2019년 출시한 '천수윤'을 업그레이한 브랜드로 텔레마케팅 판매채널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녹용 줄기세포 배양액과 소나무 잎 추출물을 핵심원료로 소개하고 있는 천수윤진은 에센스·크림밤·마스크 등으로 구성된 세트가 3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현재 문제가 되는 온라인 광고에는 '완전삭제'라는 표현이외에도 '피부과에서 비싼 돈 주고 시술받은 줄 알았다' '쓴지 한 달도 안됐는데 주름도 사라지고 피부에 생기가 도는 거 같아요' 등의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과장광고의 경우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완전 삭제'라는 표현만 놓고 보면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장품법 제13조는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 사실과 다르게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가 잘못 인식하도록 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과장광고가 확인될 경우 행정처분을 내리게 된다. 1차로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후에 시정조치가 되지 않고 과장광고가 지속되면 3개월 판매정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뉴트리 관계자는 "본사와 계약한 대리점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과장광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본사와는 무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회사 이미지 차원에서 차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리점 관리 및 교육을 강화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뉴트리가 본사 차원의 적극적인 시정 조치를 취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광고는 현재도 온라인상에서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뉴트리는 이번 문제를 과장광고를 내보낸 판매대리점 계약 업체에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뉴트리는 해당 광고를 배포한 대리점과의 계약을 과장광고 표출 책임을 물어 곧바로 해지했다. 대리점 관계자는 "(광고 문제가 불거지면서) 뉴트리가 대리점 계약을 해지 폐점했다"며 "뉴트리에는 불만은 없다"고 전했다.

뉴트리 천수윤진 온라인 광고 배너/출처 = 천수윤진 온라인 광고 갈무리

하지만 시장에서는 뉴트리가 대리점에 책임을 전가하고 홍보 마케팅 활동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더욱이 법 위반 소지가 있음에도 을의 위치에 있는 대리점만의 문제로 몰고 가는 것은 불공정행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본사가 대리점에 책임을 물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대리점법상 불공정거래행위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트리 측은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뉴트리 관계자는 "회사 사업상 이유"라는 답변만 내놨다.

2001년 설립된 뉴트리는 천연물 유래 이너뷰티 건강기능식품 소재 및 완제품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피부건강(뷰티) △다이어트 △슈퍼푸드 식품군 △기능성 식품 등 4가지 제품군을 홈쇼핑, 온·오프라인, 텔레마케팅, 네트워크마케팅 채널을 활용해 판매한다.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뉴트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75억원과 208억원으로 8%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56% 수준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 왔다. 다만 올해 들어 수익성이 악화돼 올 상반기에는 1101억원의 매출과 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9.7%, 67.7%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도언 대표가 최대주주(22.83%)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부인인 최미회씨가 11.6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뉴트리는 통신위탁판매업을 영위하는 '뉴트리오투(지분율 100%)'와 건강식품판매를 담당하는 '에버스프링(100%)'을 비롯해 △비커밍(65%, 광고대행업) △레이크우드파트너스(90%, 신기술사업금융) 등 국내외 8개의 종속회사가 있다.

뉴트리 천수윤진 온라인 광고/출처 = 천수윤진 온라인 광고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