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가 경기침체를 감수하고 강한 통화 긴축에 무게를 둘 것이 알려지면서 미국의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 3% 급락했는데 29일 아시아 증시도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년 4개월 만에 1350원을 돌파해서 전날 종가보다 19.1원 오른 달러당 1350.4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이날 2% 후반대의 급락을 보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파월 연설 다음 날인 27일 "파월 의장의 발언 때문에 한국 기준금리를 더 빠르게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전망에 변화가 없는 한, 한국은 금리인상 속도를 유지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다. 또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한국이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없다"면서 "환율 상승을 막으려고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도 비쳤다.
물론 이 총재는 무엇보다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을 통해 이 총재는 한국이 먼저 기준금리를 내리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국이 뒤따라 갈 것임을 암시했다.
그러나 지금 Fed를 비롯해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경기침체를 감수하면서 적극적인 통화 긴축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폭이 커지면, 한국도 뒤이어 그 폭을 줄이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결국 '베이비 스텝'을 유지하고 나중에 매를 더 맞는 것과, '빅 스텝'과 같은 선제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라리 매를 먼저 맞는 것 가운데 어느 편이 좋은지 한은이 고심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