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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선원 국제학술대회...본각스님 “고령화로 비구니 승가에 변화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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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2. 06. 18. 12:55

신도 고령화로 재정부족 심각...포교의 어려움도 느껴
해외 비구니 승려 수용과 수행결사 추진 등 고민
본각
18일 경기도 안양시 한마음선원 본원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조계종 전국 비구니회장 본각스님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출처=한마음선원 유튜브
“출가자 수는 갈수록 줄고 나이가 들어 출가하는 사람이 늘면서 비구니 승가에서도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대응할 방안이 필요하다.”

18일 경기도 안양시 한마음선원 본원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조계종 전국 비구니회장 본각스님은 고령화가 국내 비구니 승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한마음선원을 창건한 대행선사의 열반 10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세계 비구니 승가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것을 주제로 17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됐다.

이날 대회 첫 발제자인 본각스님은 조계종 비구니스님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비구니 승가가 처한 현실을 진단했다. 특히 한국사회가 전반적으로 고령화되면서 비구니 승가가 겪는 어려움을 살펴보고 비구니스님들의 의견 청취에 공을 들였다.

우선 신도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요구조건도 까다로워지면서, 포교에 어려움을 느끼는 비구니스님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 법회는 물론, 불자가 아닌 일반인들을 처음 접할 때도 어떻게 포교해야 할지 난감해하는 스님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나이 들어 출가하는 비구니들과 고령의 비구니들이 늘어나는 추세는 이런 어려움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본각스님은 “이러한 문제는 자연스럽게 법회 운영과 포교에 대한 방법론 등에 대한 고민으로 귀결된다”며 “정보허브를 구축해 인력풀을 만들고 포교 자료를 제작·공급해 달라는 다수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님은 한국의 출가자 수가 급감하는 오늘날 현실을 인정하고, 해외 비구니계를 향한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출신 스님 중에 한국에 와서 한국불교를 배우기를 원하는 스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출가자 감소를 해결함과 동시에 다른 나라의 비구니 승가와 교류를 도모하자는 취지다.

스님들의 고령화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신도의 고령화다. 이는 사찰재정의 위기로 이어진다. 조사결과 월 300만원 이상 돈을 받는 비구니스님은 전체 설문조사 대상자의 1.5%에 불과했다. 대부분 월 100만원~50만원 수입이 11%, 월 50만원 미만이 17%에 달할 정도이며, 가장 많은 비율인 41.7%는 비정기적으로 수입을 받는다고 대답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비구니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각스님은 “상당한 복지정책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장차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종단 차원에서 비구니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효율적인 사찰 경영을 통해서 소임자를 늘리고 소임자에 대한 보시금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승가 문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구니스님들의 성평등 의식이 최근 크게 향상된 데다가 출가 연령이 높아지면서 상명하복 문화를 개선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수직적인 구조를 기피하는 젊은 스님일수록 개인 거처에서 활동하는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가의 핵심을 공동체 생활이라고 보는 종단 입장에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인 셈이다.

본각스님은 “승가의 핵심은 수행공동체로 개인 중심의 생활은 지양될 필요가 있다”면서 “비구니회를 통해 뜻이 맞는 5명~10명 정도의 수행자들이 모여 수행결사를 꾸리는 것도 새 시대에 걸맞은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월 모임을 통해서 이런 수행결사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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