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건 관장 "더는 국보를 경매에 내놓지 않을 것...NFT 사업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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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은 오는 6월 5일까지 보화각 전시실에서 기획전 ‘보화수보(寶華修補)-간송의 보물 다시 만나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 제목에서 ‘보화’는 보배로운 정화를 뜻하며, ‘수보’는 낡은 것을 고치고 덜 갖춘 곳을 기우는 행위를 의미한다. 전시명처럼 특정한 인물이나 장르를 조명하지 않고, 보존처리를 마친 문화재 8건 32점을 보화각 1층에서 선보인다.
전시에 나온 문화재는 문화재청이 추진한 ‘문화재 다량 소장처 보존관리 지원사업’을 통해 보존처리를 거쳤다. 모두 국보나 보물 등으로 지정되지 않은 비지정문화재이며 그중 대부분이 회화다.
백인산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지난 15일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정문화재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있고, 상태가 좋지 않아 대대적으로 수리한 유물을 출품작으로 선택했다”며 “보존처리를 통해 알게 된 새로운 학술 정보를 연구자들과 공유하고 보존처리의 중요성을 소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출품작 중에는 권우(1363∼1419) 문집인 ‘매헌선생문집’과 석농 김광국(1727∼1797)이 수집한 그림을 모은 ‘해동명화집’이 대표 유물로 꼽힌다.
권우는 정몽주 제자이자 세종과 정인지의 스승이다. ‘매헌선생문집’은 1452년 간행된 초간본으로 추정된다. 조선 전기에 출간된 개인 문집은 많지 않은데 이 책의 초간본도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자료로 알려졌다.
해동명화집은 안견 ‘추림촌거’, 심사정 ‘삼일포’, 신사임당 ‘포도’, 원명유 ‘도원춘색’ 등 다양한 그림이 실렸다. 본래 그림 28점이 있었는데, 보존처리 과정에서 조맹부 ‘엽기도’와 조영석 ‘노승헐각’ 출처가 이 화첩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수록 그림이 30점으로 늘었다.
이외에도 민영익이 묵으로 그린 난 그림 72점을 묶은 ‘운미난첩’과 조선 후기 문인화가 이인상 작품을 모은 ‘원령희초첩’이 공개된다. 17세기를 대표하는 화가인 한시각의 회화 ‘포대화상’, 김홍도가 완성한 ‘낭원투도’, 장승업 그림 ‘송하녹선’ 등도 관람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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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간송미술관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불교 문화재 4건을 경매에 출품했고, 국보 훈민정음 해례본의 대체불가토큰(NFT) 상품 판매 등을 추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다른 미술관과 달리 간송미술관은 모기업이 없는데 비지정문화재의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전 등으로 비용이 발생했다. 저희로서는 뼈아픈 부분이었고 팔을 끊는 심정이었다”며 “더는 국보를 경매에 내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 관장은 NFT와 같은 신기술을 활용한 사업은 지속하겠다고 했다. 그는 정보통신 기술 덕분에 어디에서나 문화를 창작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며 “많은 논란이 된 훈민정음 NFT는 간송미술관이 글로벌 팬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롭고 강력한 도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송미술관이 문화재 보존, 연구, 교육이라는 중심축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간송미술관을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과 같은 명소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