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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Z세대 이성애자 비율이 역대 최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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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 마드리드 통신원

승인 : 2021. 07. 09. 12:24

18세에서 24세 청소년 16.4% 동성애 혹은 양성애 경향
스페인 14세 이상 ‘성별 결정’ 가능한 법안 통과
반면 성소수자 혐오 범죄도 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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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의 이성애자 비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스페인 사회학 연구 센터(CIS) 통계에 따르면, 스페인 사람의 93.9%가 자신이 이성애자라고 답한 반면, 18~24세의 청소년층에서는 그 비율이 82.7%로 나타났다.

이는 최대 16.4%의 (0.9%의 무응답 제외) 청소년이 다른 성적 성향을 지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일명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의 10명 중 1~2명은 동성애자, 양성애자, 혹은 그 외의 성소수자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스페인 청소년 연구소(INJUVE)의 통계 역시 같은 방향을 가르킨다. 2010년과 2021년 지난 10년간 성적 지향에 관한 설문 조사를 비교한 결과, 젊은 여성들 이성애자가 75%로, 남성은 80%로 약 15%나 떨어졌다고 스페인 일간지 ‘엘디아리오’가 보도했다.

앞선 밀레니얼 세대 역시 해당 기관 2000년 통계에서 15~29세 인구의 98%가 동성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답했다.
스페인의 일간지 ‘엘콘피덴시알’은 다국적 시장 조사 및 컨설팅 회사(IPSOS)에서 지난달에 실시한 전 세계 27개국의 설문조사에서 Z세대의 15%가 자신을 성소수자(LGBTQ+)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는 스페인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의 청년층이 바라보는 ‘성’에 대한 관념이 기존과 많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스페인 사회 역시 이에 발맞춰 제도들이 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트랜스젠더(성별 결정권) 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는 스페인에서 14세 이상이 됐을 경우,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성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는 법안으로 남자가 여자로, 여자가 남자로 성별 표시를 법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 더불어 사법부의 판결, 의사 소견서 등의 제출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전날인 6월 28일은 성소수자들의 퀴어퍼레이드(프라이드 퍼레이드)의 날로 이번 법안 통과는 의미가 깊다. 스페인 평등부장관 이레네 몬테로도 스페인 주요 언론을 통해 “16년 전 제정된 동성결혼에 대한 법에 이어 가장 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법이 될 것”이라 소감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사회 속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갈등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 3일 한 동성애 남학생인 사무엘 루이즈(24) 갈리시아주 라코루냐의 한 클럽 앞에서 집단 묻지마 폭행을 당해 끝내 사망했다.

스페인 주요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친구들은 “루이즈가 영상 통화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가해자들이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하며 가해자들이 루이즈가 자신들을 촬영하는 줄 오해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들은 루이즈를 향해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하며 폭력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스페인 각지에서는 성소수자 관련 증오 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간지 ‘엘우니베르살’에 의하면, 스페인 내무부의 2019년 통계에서 성소수자와 관련된 증오 범죄가 278건으로 전년 대비 8.6 %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층의 성적 지향은 점점 다양해지고 사회적 제도 또한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증오와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사람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장혜진 마드리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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