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 지켜지지 않은 대혼란 파티
보건부 질병통제국장 ‘내 자신도 실망스럽다.’ 참담한 심정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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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자유”라며 거리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는 대부분은 젊은 세대들이다.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 두기도 무시한 채 통행 금지 해제를 축하했고 스페인의 주요 언론들은 바와 레스토랑뿐 아니라 거리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파티 현장을 전했다.
스페인 보건당국이 국가 경계령 최종 해제를 내린 것은 백신 접종과 관련 있다. 현지 매체 ‘엘디아리오’에 따르면 지난 4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8월까지 성인 70% 백신 접종 완료를 예상하며 9일 경계령 해제를 발표했다. 5월 첫 주까지 5백만명을 예방하는 정부의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고 그 첫 주가 끝나는 9일부터 국가 경계령을 해제한 것이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12일 기준 2회 접종까지 마친 인구가 전체의 13.7%(650만2978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가 하원의 승인을 받아 지난해 10월 발효한 국가 경계령에서는 각 지방 자치 정부에 야간통행 금지, 지역 간 이동 제한과 같은 제한조치를 내릴 권한을 줬다.
하지만 야간통금이 해제되고 지역 간 이동이 자유로워지며 연말연시 축제를 방불케 한 길거리 대규모 파티가 일어나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염병학자이자 전직 세계보건기구 고문인 다니엘 로페스 아쿠냐는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를 통해 “국민 건강에 대한 사안을 정치의 사법화”라고 비판했다.
스페인 보건부 역시 12일 입장을 내놓았다. 페르난도 시몬 스페인 질병통제국장은 “우리가 메시지를 전달할 능력이 없는 것 같다. 대중, 언론, 정치인들 누구에게도 보건부의 메시지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내 자신도 매우 실망스럽다”며 참담한 심정을 표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의하면 13일 기준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59만2751명, 누적 사망자 수는 7만9208명으로 세계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스페인은 현재 17개 자치주 가운데 발레아레스 제도, 카나리아 제도, 나바라, 발렌시아 등 4개 광역 주만 통금을 유지하고 있다. 섣부른 국가 경계령 해제와 수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로 4차 유행은 물론 경제적 타격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