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한 벌에 관세 폭탄, 아일랜드 소비자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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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다는 의미가 합쳐서 만들어진 합성어인 브렉시트는 2016년 6월 열린 영국 국민투표에서 찬성표 51.9%, 반대표 48.1%를 얻어 아슬아슬하게 통과됐다.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는 EU에 잔류를 지지하는 표가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런던을 제외한 잉글랜드 전반적 지역에서 EU 탈퇴를 지지하는 표심이 결과를 뒤집었다.
영국은 지난해 기준 세계 6위 경제 대국으로, EU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영국의 EU 탈퇴 소식은 전 세계적으로 충격적인 뉴스일 수 밖에 없었다.
영국은 정치, 경제적으로 EU와 긴밀한 연대를 맺고 있던 터라 탈퇴 과정이 쉽지 않았다. 논의와 연기, 각종 논란을 거쳐 이달 1일 자정부터 영국은 완전히 유럽을 탈퇴하게 됐다.
하지만 새해 초부터 거센 후폭풍을 맞닥트리고 있다. 아일랜드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북아일랜드에선 새벽부터 아일랜드에 넘어가기 위한 통관 절차가 시작되어 트럭 운송업무가 줄줄이 지체되고 다른 유럽 국가에 거주하는 영국 시민권자들이 사용하던 영국 운전면허가 사용 금지되는 등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우려하던 사태가 새해 첫날부터 일어나고 있다. EU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위해 영국이 해결해야 할 숙제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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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선 지난 12월 30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인해 필수 소매업(약국, 주유소, 음식 판매 시장 등)을 제외한 모든 소매업의 운영이 중단됐다. 옷 가게를 비롯한 대형 쇼핑몰, 백화점들이 모두 문을 닫자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온라인 쇼핑은 한국처럼 쉽고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쇼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일랜드에 자리잡고 있는 영국 기반의 회사는 셀 수 없이 많다. 한국의 이마트나 홈플러스와 같은 테스코(Tesco)부터 막스 앤 스펜서 (Mark & Spencer), 대중적인 커피숍 코스타 커피(Costa Coffee)까지 사람들이 당연하게 이용하던 상점들은 브렉시트 여파로 물품이 제때 도착하지 못해 벌써 판매 매대가 텅텅 비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 H&M이나 자라(Zara)는 브랜드 내에서 자체적으로 배송을 지원하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10대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영국 브랜드 프라이 마크(Primark)는 온라인 주문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오로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매출을 내던 프라이 마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크게 타격을 입은 브랜드 중 하나이다.
아일랜드의 아마존 또한 영국의 아마존에서 배송이 되는데, 아마존을 대체할 만한 온라인 쇼핑몰이 없어 소비자들은 관세를 부담하면서도 이용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12월부터 아일랜드 정부는 온라인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에게 영국에서 배송되는 물건들을 주의하라는 ‘관세 경고’를 하고 있다. 영국에서 오는 물품 중 22유로(약 2만9000원)가 넘는 물품에는 전례 없던 부가가치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로 인한 부가가치세가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해보고자 약 13만 원 상당(96유로)의 남성용 코트 한 벌을 구매한 아이리쉬 타임즈(Irishtimes)의 한 기자에 따르면 결제 당시 이미 약 2만2000원(15파운드)을 배송비로 지불했지만, 실제로 물건을 배송 받을 때는 5만 원(38유로)을 더 지불해야 했다고 전했다.
지난 12월 영국과 EU는 극적으로 ‘EU-영국 통상 및 협력 협정’을 타결하며 무관세·무쿼터 원칙이 적용되고 있지만, 원산지 규정을 충족해야 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지난 47년간 긴밀했던 협조 관계를 끝내고 돌아선 EU와 영국. 앞으로 영국의 해쳐나가야 할 길은 멀고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의 잔류를 희망했던 스코틀랜드도 독립하겠다는 의사를 예고하고 있다. 이 많은 위기를 기회로 극복할 수 있을지 영국의 홀로서기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