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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역사의 아일랜드 ‘토이쇼’가 특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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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더블린 통신원

승인 : 2020. 12. 01. 16:54

크리스마스의 시작을 알리는 국민 방송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토이쇼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전통으로 자리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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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사회를 맡고 있는 라이언이(Ryan Tubridy) 쇼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사진 = RTE 방송 캡쳐
11월 말 시작되는 대규모 쇼핑 축제인 블랙프라이데이보다 아일랜드 국민들을 설레게 한 TV프로그램이 화제다. 바로 지난 27일 금요일 RTE 국영 방송을 통해 방영된 ‘더 레이트 레이트 토이 쇼(The Late Late Toy Show)’다. 아일랜드의 유명한 토크쇼인 ‘더 레이트 레이트 쇼(The Late Late Show)’에서 이름을 따온 이 프로그램은 매년 11월 말에 방송되는 국민 예능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이름을 통해 짐작할 수 있듯 이 방송은 새로운 장난감을 소개하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아이들을 위한’ 방송이다. 아이들을 위한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밤 9시 30분에 시작해 자정인 12시까지 진행된다. 1975년 처음으로 방영돼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아일랜드에서 손꼽히는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다. 방송을 보고 자란 어른들도 대부분 시청하고,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 산타 할아버지가 나타나는 듯한 느낌에 어린이들도 즐겨 시청한다.

영화 ‘위대한 쇼맨’처럼 화려한 오프닝이 끝나면 전국에서 초대된 어린 아이들과 10대 소년·소녀들의 사연이 소개되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초대된 게스트인 6살 아담은 골형성부전이라는 유전병을 타고 났다. 선천적으로 뼈가 약해 쉽게 골절이 되는 병 때문에 자전거보다 휠체어 사용법을 먼저 배웠지만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사령관이란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담의 치료를 담당했던 병원 관계자가 깜짝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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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사회자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RTE 방송 캡처
가수가 꿈인 10대 소년인 마이클(Michael)은 좋아하는 가수의 곡인 ‘자이언트(Giants)’를 직접 통기타로 연주하며 버스킹 무대를 선보였다. 노래가 후반부로 접어들자 원곡자인 가수 더못 케네디(Dermot Kennedey)가 무대에 직접 나타나 마이클과 함께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됐다. 마이클은 공연이 끝난 후 “너무 놀라운 깜짝쇼”였다며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전했다.

RTE 공영방송의 디지털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시넨 페더스톤은 “토이쇼의 팬은 전 연령층”이라며 “수많은 팬들이 올해 토이쇼가 취소될까 걱정했지만 모두의 안전을 지키면서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프로그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모든 출연자들이 1m 이상의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악수나 포옹 등의 신체접촉을 삼갔다. 방송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행했다.

토이쇼는 전 세계 11개 도시에서 동시에 생중계 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시차로 인해 두바이에서는 오전 1시 30분, 홍콩에서는 오전 5시 30분에 중계되지만 여전히 전 세계 아일랜드인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유년시절 보았던 프로그램을 어른이 되어 내 아이와 시청한다는 감동,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프로그램의 내용과 고향의 향수와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토이쇼가 수십년의 세월에도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올해 토이쇼는 전체 아일랜드 인구 490만 명 중 무려 150만 명이 시청,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진 더블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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