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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락다운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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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더블린 통신원

승인 : 2020. 11. 26. 12:00

전례없이 크리스마스가 취소되었던 1647년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는 유럽의 명절
코로나19로 인해 크리스마스 즐기기 어려워
1647년 ‘삼왕국 전쟁’ (War of the Three Kingdoms)을 겪던 영국왕 찰스 1세(King Charles)는 그 해의 크리스마스를 취소하겠다고 공표했다. 당시 영국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왕국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지칠 대로 지쳤던 국민들은 ‘크리스마스 취소’라는 정부의 제재에 반발하며 크리스마스 장식과 가족 모임 등 국경을 뛰어넘는 반발을 하였다고 전해진다. 전쟁도 법률도 유럽인들의 크리스마스 사랑을 막을 순 없었다.

당시 영국은 잉글랜드 내전(English Civil war)과 더불어 기존 교회가 폐지되고 장로교 체제로 대체되는 등 여러 진통을 겪고 있었다. 정치적, 종교적으로도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일어난 개신교 개혁(Protestant Reformation)은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12일간 (12월 25일~1월 5일) 동안의 축제와 음주를 금지하였다. 유럽 대부분 나라에서 1인 음주 소비량이 1년 중 가장 높은 12월에 음주를 금지하는 법안을 내면서부터 사람들은 크게 반발했다.

대체로 유럽의 국가들은 12월 23일부터 1월 첫째 주까지 연휴를 가진다. 특히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열린 상점이 하나도 없을 뿐더러 사람들조차 없는 텅 빈 거리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영국 정부는 상점의 휴가를 불허하며 영업을 해야 한다는 규칙을 세우고 호랑가시나무로 알려진 ‘홀리’를 사용한 장식 외 크리스마스 장식 또한 금지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유럽의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려 온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국민들은 이에 새롭게 규정된 법을 따르지 않았다

그림
25일 밤(Twelfth-night) David Teniers, 금지 된 크리스마스에 사람들이 모여 파티를 벌이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RTE 뉴스 제공
런던 거리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뒤덮이고 시내의 상점 모두 문을 닫고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즐겼다고 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법을 어기고 크리스마스를 즐기면서 대응이 불가능해지자 정부는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은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런던 웨스트민스터 에비(Westminster Abbey)에 위치한 마거릿교회(St Margaret‘s Church)의 수장을 체포해 버렸다고 전해진다.
약 370년이 지난 지금, 유례 없는 전염병의 출현으로 전 세계에 비상사태가 내려진 가운데 유럽의 축제의 날인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3월에 이어 2차 락다운(Lock-down)을 선언하며 2차 봉쇄에 들어갔던 유럽 주요 국가들은 여론을 의식하며 서서히 봉쇄 조치를 완화한다고 밝히고 있다.

프랑스는 이달 28일부터 비 필수 사업장의 영업을 허용하며 서서히 완화조치를 시행한다. 아일랜드는 12월 1일부터 봉쇄 조치를 5단계에서 3단계로 낮추며 헬스장, 수영장 영업 재개와 최대 6명까지 실내외 만남을 허용할 예정이나 레스토랑과 술집 영업에 대한 규칙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이다.

아일랜드 일간 Irish Examiner는 “2차 락다운의 효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조금 감소하였지만, 일시적인 효과일 뿐” 이라며 “아일랜드 정부는 ’크리스마스에 가족을 만나는 건 허용하지만 포옹은 금지‘라는 허무맹랑한 규칙을 발표한다”고 비판했다.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장식이 지천인 아일랜드 상점.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얼마나 손꼽아 기다리는지 엿볼 수 있다./사진=아일랜드 김효진 특파원
코로나 19 백신 개발 뉴스가 들리고 있고 희망이 조금씩 싹 트고 있지만 여전히 국제적인 위기 상황에 놓여있는 지금. 370년 전 정부가 취했던 조치처럼 크리스마스를 금지하진 못하더라도 봉쇄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와 크리스마스에는 가족이라도 만남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립하고 있다. 중요한 전통이자 서구권의 명절인 크리스마스에 대해 각 나라는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며 국민들의 협조를 도모할 수 있을지 유럽의 12월이 주목된다.

김효진 더블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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