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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독감 백신을 접종 받은 뒤 사망한 사람이 현재까지 모두 9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독감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총 431건으로 신고됐으며, 그중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 사례 9건 중 7건에 대해 역학조사와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등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이 사망 사인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정 청장은 “21일 오전까지 보고된 총 6건의 사망사례에 대해 논의했으나 특정 백신에서 중증이상 반응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예방접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사망 사례 중 2건은 ‘아낙필락시스’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낙필락시스 증후군’은 백신 접종 시 항원·항체의 면역 반응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반응을 말한다.
정 청장은 “돌아가신 6분 중 1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고령에 해당한다”며 “WHO는 지난달 9월 21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고령자·임산부·기저질환 있는 분들, 의료종사자에게 우선적으로 꼭 실시하도록 강력히 권고했다. 고령자가 사망했지만 예방접종을 지속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의심 사망 사건이 잇따르면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국민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 역시 방역당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김남중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그래도 맞아야 하고, 부검 결과가 나와야 연관성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면서 “올해 백신을 맞은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독감 백신 접종은 1297만건 이뤄졌으며, 이중 국가접종은 836만건이다. 즉 백신을 접종한 1297만명 중 9명의 의심 사례로 신고돼 접종 인구 대비해서는 비율로 따지면 거의 ‘0’에 가깝다는 점이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도 “공교롭게도 올해 악재가 겹치면서 독감 백신이 좀 부각되는 것 같다”면서 “일단은 독감 질병 자체로도 사망자가 많기 때문에 백신은 맞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일련의 백신 관련 사고에 대해 품질이 아닌 가격이 기준인 ‘최저가 입찰제’가 사태를 일조했다고 꼬집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가조달이라는 이유로 민간 시장과의 가격 차이를 크게 두면 백신을 개발하는 데 있어 연구 개발 역량이 줄어드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올해 무료접종 대상이 확대되면서 할인율이 지나치게 높았다“면서 ”시장가격에 비해 50% 정도 저렴하다 보니 주요 백신기업들이 입찰 과정에서 유찰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2명이 사망했다. 경기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광명시보건소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서울 시민 1명과 고양시보건소에서 접종한 1명 등 2명이 사망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제주도에서도 지난 19일 오전 9시쯤 제주시 한 병원에서 독감백신을 무료로 접종한 A(69)씨가 21일 오전 1시10분께 사망했다. 제주도 보건당국은 A씨가 평소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점에서 사망과 백신 접종의 연관성이 있는지 규명하기 위한 역학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대구에서도 지난 20일 낮 12시쯤 동네 의원에서 무료로 백신을 접종한 70대 남성이 같은 날 오후 1시30분께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가 21일 0시5분께 사망했다. 이 남성도 기저질환으로 파킨슨병과 만성 폐쇄성폐질환, 부정맥 심방세동 등이 있었다. 대구시는 해당 의원에서 동일한 백신을 접종한 대상자 97명 명단을 확보해 전수 모니터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