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미 국방, 서욱 국방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필요성 강조

한미안보협의회의, 펜타곤서 개최
서욱-에스퍼 첫 대면 국방장관 회담
에스퍼 "공동방위 비용분담, 더 공평한 방법 찾아야, 미 납세자 불공평 분담 안돼"
기자회견 미 요청으로 취소, 모두발언 공개

마크 에스퍼 미국국방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서욱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미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미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우리의 공동방위 비용 분담에 관해 더 공평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사진=알링턴=하만주 특파원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한국에 강하게 압박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서욱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미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미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우리의 공동방위 비용 분담에 관해 더 공평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는 미국 납세자에게 불공평하게 지워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다른 동맹뿐만 아니라 한국도 우리의 집단 안보에 더 많이 기여하길 촉구한다”며 이날 솔직하고 공개적인 논의를 통해 “우리는 한반도에 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보장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합의에 도달해야 하는 필요성에 모두 동의할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나토, 그리고 일본 등 동맹에 대해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마스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앞서 진행된 의장대 사열 행사에서 미국 국가인 ‘ 별이 빛나는 깃발’이 연주될 때 가슴에 손을 얹고 있다./사진=알링턴=하만주 특파원

이어 모두 발언을 한 서 장관은 한미동맹과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 정착, 그리고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만 언급하고 방위비 분담금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에스퍼 장관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이 지역과 세계에 안보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으로 남아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한국의 안보에 전념하고 있으며, 한·미는 이번 회의에서 억지력을 향상을 위한 일련의 정책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의 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하고, 한·미·일 3국 방위 협력 지속 등 역내 안보 환경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한국이 해적 퇴치 작전· 안정화·재건 노력, 지역 안보협력 이니셔티브 등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에 전념하는 것을 강하게 지지한다며 “양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유지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전환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렇게 하는 과정이 우리의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장관과 에스퍼 장관은 모두 발언 후 약 3시간에 걸쳐 △방위비 분담금 △전작권 전환 △북한 비핵화 협상 등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두 장관은 당초 회의를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었으나 미국 측 사정으로 취소됐고, 대신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던 모두발언이 공개됐다.

에스퍼 장관은 SCM 개최 전 미측의 사정을 이유로 회견을 취소하자고 한국 측에 양해를 구했고, 한국 측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을 한 후 한국 특파원과 미 국방부 출입기자와의 질의응답을 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