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미스터리쇼핑서도 저조 등급
금융당국, 제도 적극 안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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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대출규모에 비해 금리인하요구 신청비율이 0%대에 그쳤다. 전체 은행 평균에도 못 미쳤고, 대형은행 중 신청비율이 높은 NH농협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은행들은 금리인하요구 제도 안내도 소홀했다. 금융당국의 미스터리쇼핑에서 대부분의 은행이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소비자가 연봉 인상이나 승진 등으로 신용등급이 상승할 경우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이에 일각에서는 법제화된 금리인하요구권을 위반한 경우 엄격한 제재가 뒤따라야 하고, 은행들이 적극 제도를 안내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대출 중 금리인하요구 신청현황(상반기 기준)을 보면, 5대 은행 중 NH농협은행이 5.3%로 가장 높은 신청비율을 나타냈다. 이어 신한은행이 2.5%로 두 번째였다. KB국민은행은 1.1%에 그쳤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0.4%와 0.7%로 0%대를 보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 대상 대출을 보유한 고객에게는 주기적으로 안내 문자를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면서 신청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19개 은행의 전체 개인대출 대비 금리인하요구 신청비율이 2.9%인 점을 감안하면 농협은행을 제외한 4개 대형은행 모두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하나은행은 농협은행과 비교해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이번 신청비율에는 금리인하요구가 불가능한 햇살론과 보금자리론 등 정책상품 등이 포함돼 있어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은행마다 큰 차이를 보인 점은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은행들은 금리인하요구 제도 안내도 적극적이지 못했다. 금감원이 올해 초 두 달 동안 은행 영업점과 콜센터 등을 대상으로 신규 대출을 상담할 때 금리인하요구 제도와 이용 절차 등을 충분히 안내하는지를 점검하는 미스터피쇼핑을 실시했지만, 가장 낮은 등급인 저조로 평가됐다. 하나은행만 평균 60점을 넘겨 미흡단계로 평가받았다. 은행들이 금리인하요구제도 운영에 있어 전반적으로 소홀했다는 의미다.
박용진 의원은 “고객들이 금리인하요구를 은행 앱으로도 신청할 수 있는데, 이 제도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 신청이 많지 않은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도 금리인하요구 신청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영업점에 금리인하요구권 안내 포스터를 상시 비치하고 있고, 직원용 고객안내 체크리스트에 포함해 신규 대출 시 안내가 누락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문자 메시지로 통지하고, 이를 거부한 경우에도 안내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금리인하요구 제도가 의무화된 이후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안내를 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고객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