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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는 미국에서 최대 65%를 할인해 주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논란이 되는 상품 중 하나인 레노버 아이디얼 패드 702s(IdealPad702s)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579.99 달러(65만원: 4025 위안)에 판매된다. 중국 내 판매가격 5699 위안(92만원)보다 1674 위안(27만원)이나 싼 가격. 10%의 해외 배송비를 내고 들여와도 중국에서 사는 것보다 1000 위안(16만원) 이상 저렴하다.
이 때문인지 레노버는 중국 소비자의 온라인 할인행사 참여를 제한, 문제가 더 커졌다. 소재지가 중국으로 돼 있거나 중국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주문이 취소되거나 상품이 발송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난 데 기름 붓는 격’으로 중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내 소비자만 봉인가’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 하다.
가격 논란에 대해 레노버 측은 제공되는 물품과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일부 소프트웨어와 마우스 등 증정품이 기본으로 제공되고 방문설치 등 서비스가 있다는 것인데, 크게 납득이 가는 해명은 아니다. 특히 요가C930(YogaC930) 모델의 경우 미국 내 판매가격이 1430달러(9924 위안)인데, 중국에서는 1만6888 위안으로 7000 위안(114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레노버 측이 설명한 소프트웨어와 마우스 등 증정품의 가격을 1000 위안 안팎으로 계산해도 6000 위안 가량의 가격 차이가 있는 것.
중국 네티즌들은 “마우스 하나 더 줬다고 수천 위안 차이가 나는가. 금으로 만들었냐”고 비웃으며 “화웨이를 좀 배워라”고 비판했다. 화웨이 스마트폰의 경우 해외에서 자국 시장보다 높은 가격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중국인들 사이에선 “화웨이 스마트폰 몇 개 들고 해외여행 가서 팔고 오면 비행기표 값이 나온다”는 농담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삼성, 애플보다 본래 가격이 낮은 화웨이 스마트폰의 경우 해외 소비자들이 가격을 문제 삼지 않는다”면서 “반면에 HP와 점유율 1위를 놓고 경쟁중인 레노버는 해외시장에서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상품 종류와 시장 상황이 달라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인데, 소비자들이 듣고 싶은 말은 아닐 것이다. 최소한 동등한 대우를 원하는 소비자의 마음과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고 싶은 기업의 전략 사이에는 이 같은 ‘괴리’가 종종 발생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의 올 3분기 실적 발표(예상)에 따르면 레노버는 세계시장 점유율 24%를 기록해 HP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