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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명문 칭화대 MBA 출신들이 차린 음식점 망해...“34명이 머리 맞댔지만 체면 구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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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염성 특파원

승인 : 2018. 10. 29. 11:17

중국 칭화대학(淸華大學) MBA 과정 출신들이 베이징에서 음식점을 열었다 경영난으로 폐업해 체면을 구겼다. 음식점에 680만 위안(약 11억 1300만 원)을 투자했지만 현재 300만 위안(약 4억 9000만 원)이 넘는 빚을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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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바이두
26일 베이징 하이뎬구(海淀區) 법원은 칭화대 MBA 출신 34명이 주주인 화칭위안(華淸緣) 식음유한공사가 파산을 신청했다고 공표했다. 주주들은 칭화대학 ‘MBA 총재반’ 과정을 수료한 동문으로, 2014년 모여 회사를 설립하고 칭화대 인근에 음식점을 차려 동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음식점은 1166㎡(약 353 평) 면적에 테이블이 216개, 고급 룸이 9개나 되는 대형테마음식점으로 연회공간 등을 노린 야심찬 사업이었다.

음식점 이름도 화칭위안으로 칭화대를 떠올리기에 충분했고, 위치도 동문의 힘을 빌리기에 적합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장사가 아주 잘 되었다. 2015년 1월 개업 당시에는 150여 명의 사회 각계 인사들이 방문해 개업을 축하해주기도 했다. 이들이 테마라고 내세운 것도 ‘학교’를 연상시키는 것들로, 주요 메뉴의 이름이 ‘교훈 스테이크’, ‘지도교수 홍소육’ 등이었다.

그러나 반짝 성공이었는지 이후 갈 수록 상황이 나빠져 적자만 거듭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휴업과 영업재개를 반복하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완전히 문을 닫았다. 영업 기간 동안 식약국에서 벌금이 내려지는 등 관리 상태도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유행하는 선불충전카드의 잔액도 환불해주지 못해 신용을 완전히 잃었다.
칭화대, MBA
중국 칭화대 ‘MBA 총재반’ 모집 요강 / 사진 = 바이두
칭화대학 측은 학교의 명예가 실추될까 걱정됐는지, 주주들이 수료했다는 ‘MBA 총재반’이 칭화대학의 어떤 정규 과정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화사(新華社)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 과정의 담당교수들이 칭화대학 교수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고 학교 측도 이를 인정했다. 학비는 최고 79만 위안(약 1억 3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MBA 출신이라고 음식점 경영을 잘하라는 법은 없지만, 전문경영인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명문’ 칭화대의 이름까지 빌려 사업한 결과 빚을 떠안았다는 것에 대해 중국인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학교 측도 전문인재 양성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소홀히 한 채, 각종 과정 개설을 통해 돈벌이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장원 염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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